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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나마]골 대신 또 도움 주장 손흥민, 너무나 '이타적인 킬러'

캡틴 손흥민(26·토트넘)이 한국축구 A대표팀에서 골 대신 도움을 기록했다. 벤투호 출범 이후 두번째 도움이다. 손흥민은 자신이 슈팅을 쏘는 것 보다 팀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려주는 역할을 했다. 그는 '이타적인 킬러'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이 채워진 후부터 슈팅을 아끼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부터 손흥민은 '특급 도우미'가 돼 버렸다. 당시 와일드카드이며 주장이었던 손흥민은 자신의 득점(1골) 보다 대회 득점왕(9골) 황의조와 이승우 황희찬의 득점을 돕는 조력자였다. 당시 금메달을 딴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에게 왜 슈팅을 안 때리고 패스를 하냐고 물었더니 '저 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게 맞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북중미 파나마(FIFA랭킹 70위)와의 친선 A매치에서 1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축구의 간판 스타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4경기서 2도움을 올렸다. 벤투 감독의 태극호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2대0) 때 남태희의 쐐기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파나마를 맞아 1-0으로 앞선 전반 32분 황인범의 두번째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파나마 수비 진영을 파고든 후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후방에서 마크맨 없이 달려온 후배 황인범을 봤다. 황인범은 손흥민이 땅볼로 흘려준 걸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때려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9월과 10월 A매치 4경기서 모두 선발 카드로 썼다. 그에게 맡긴 역할은 똑같았다. '프리롤'이었다. 최전방에는 석현준, 좌우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섰다. 손흥민은 황희찬 그리고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와 자유롭게 위치를 바꿨다.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허리진영까지 내려오기도 했고, 볼을 빼앗겼을 때는 득달같이 달려가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태클까지 했다.

손흥민은 이날 슈팅을 많이 날리지 못했다. 그의 앞에는 파나마의 수비수가 너무 많았다. 슈팅을 때릴 공간이 열리지 않았다. 치고 들어갔다가도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모습이 수차례 나왔다. 또 그는 세트피스에서 킥을 도맡았다. 코너킥은 물론이고 프리킥까지 찼다. 후반 13분 쏜 손흥민의 오른발 프리킥은 상대 수문장 정면으로 가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이 2-2로 팽팽한 후반 27분 쏜 왼발 중거리슛은 허공을 갈랐다. 도우미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4경기 째 골맛을 보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과 우루과이전(2대1 한국 승) 두 차례 PK를 놓친 게 컸다. 한국은 파나마와 2대2로 비겼다.

손흥민은 11월 호주 원정 A매치 때는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 아시안게임 차출을 합의하면서 11월에 손흥민을 부르지 않기로 했다.

천안=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