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돌아왔다.
FC서울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 감독을 '소방수'로 선택했다. 2년여 만의 귀환이다.
예상했던 대로 전후 사정을 무시한 채 '중국으로 떠났던 사람을 또 불렀느냐'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악플'달기 좋아하는 이들과 달리 대다수 서울팬들은 독수리의 귀환을 반기는 모습이다.
최 감독은 FC서울 복귀 직전까지만 해도 축구 해설가, 방송인으로서 새 출발해 많은 화제를 모으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마음 깊이 바라던 그라운드로 돌아와 '제3의 비상'을 시작한다. '독수리'의 날갯짓에 따라 팀과 K리그에서는 '방송인 시절'과 다른 긍정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어게인! 위기 해결사'
FC서울은 현재 창단 이후 최악의 위기다. FC서울이 최 감독을 다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2016년 중국으로 잠깐 떠나기 직전 지도자로서 좋은 업적을 양산하며 이른바 '꽃길'만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그런 성공가도의 출발점은 '가시밭'이었다. 황보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1년 시즌 초반 FC서울은 큰 위기였다. 4월 26일까지 1승3무3패, 16개팀 중 14위였다. 직전 2010년 시즌 컵대회-K리그 더블우승을 했던 터라 체감 충격은 더 컸다. 결국 구단은 K리그 최단기간 감독 사퇴를 단행하며 수석코치이던 최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올렸다. 최 감독은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했다. 최하위권이던 성적을 끌어올려 리그 3위로 마무리했고, 조별리그 탈락 위기였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서는 8강행을 이끌었다. 이를 발판으로 감독 부임 첫해인 2012년 K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7년 만에 다시 맞은 대위기 앞에서 FC서울은 최 감독의 '2011년 마법'을 기대하고 있다.
▶특유의 리더십, 표류하는 '서울호' 잡을까
올시즌 FC서울은 저조한 경기력 외에도 팀 결속력에 대한 잡음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최 감독을 잘 아는 축구계 지인들은 "최용수가 있는 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감독은 과거 아드리아노를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요긴하게 활용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아드리아노는 '악동' 이미지가 강했다. 감독들이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개성이 독특해 기피 대상 용병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그런 아드리아노의 머리 위에 앉아 특급 용병으로 조련했다. 겉으로는 '용장'같지만 당근과 채찍의 달인이 최 감독이다. 구단 프런트와의 결속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강명원 단장과 최 감독은 끈끈한 인연과 궁합을 자랑한다. 2000년(당시 안양 LG) 우승-최용수 MVP 수상, 2010년 더블우승, 2011년 매직 때 둘은 함께 호흡했다. 2006년 최 감독이 J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하도록 협상실무자로 나서 계약서 사인까지 받은 이가 강 단장이다. 강 단장이 2012년 배구단으로 옮긴 이후 6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다.
▶전북의 독주체제 비상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