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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②]'연봉 1억원 미만' 베스트 9을 뽑았더니

'연봉 1억원'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성공의 기준점이나 마찬가지다. 신인 최저연봉 2700만원에서 시작해 어느 정도 1군 무대에서 성적을 내야 비로소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오른다. 프로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연봉 1억원'을 받지 못하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연봉이 꼭 성적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1억원에 못 미치더라도 알찬 활약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는 선수들도 많다. 이런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팀일수록 앞날에 대한 희망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올해 연봉이 1억원에 못 미치는 선수 중에서는 누가 눈에 띄는 활약을 했을까. 현재 연봉과 성적만을 기준으로 가상의 '베스트 10'을 구성해봤다.(기록은 10일 기준)

▶선발 투수 : 이영하(두산 베어스) 연봉 4200만원

2016년 두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영하는 완전한 풀타임 선발은 아니다. 올해 총 39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하지만 선발 등판도 16번이나 된다. 시즌 개막 때는 불펜 요원으로 출발했지만, 전반기 몇 차례 선발 시험 출격을 거쳐 지난 7월 27일 잠실 한화전부터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완전히 선발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16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다소 높았지만 7승(2패)이나 따내며 올 시즌 총 9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마크하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되는 투수다.

▶포수 : 최재훈(한화 이글스) 연봉 8000만원

지난해 두산에서 트레이드 된 이후 곧바로 주전 포수를 꿰찬 최재훈은 포수 노쇠화 현상을 겪던 한화 안방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지성준과 역할을 분담해 출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주전은 여전히 최재훈이다. 투수 리드와 송구 능력에 강점이 있는 최재훈은 올해 KBO리그 100경기 이상 출전 포수 중 도루 저지율 3위(3할2푼5리, 77회 시도 25회 저지)를 기록 중이다. 25개의 도루 저지는 양의지(두산, 28개)에 이어 유강남(LG)과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올해 11년 만에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1루수 : 김용의(LG 트윈스) 연봉 9000만원

1루수는 팀의 간판 거포들의 주 서식지라 사실 1억원 이하 저연봉 유망주들이 나오기 쉽지 않다. 수비력은 기본이고, 여기에 공격력이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래서 베테랑들이 주로 나온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김용의는 올해 88경기를 소화했다. 일단 가장 많이 1루수로 출전한 저연봉 선수다. 2016년에 3할1푼8리로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는 공격적인 측면이 많이 약화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전보다는 교체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올해 113경기에 나와 타율 2할3푼3리(159타수 37안타)에 그쳤다.

▶2루수 : 김혜성(넥센 히어로즈) 연봉 2900만원

넥센은 시즌 초반 팀의 간판타자이자 주전 2루수 서건창이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큰 악재를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야 수비가 무너지지 않은 건 2년차 내야수 김혜성의 맹활약 덕분이다.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 1번으로 입단한 김혜성은 안정적인 내야 수비로 서건창의 2루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가성비 최고의 내야수다. 134경기에서 타율이 2할6푼9리로 다소 약하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타격 면에서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루수 : 노진혁(NC 다이노스) 연봉 4300만원

노진혁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NC 창단 특별지명으로 입단한 6년차 선수지만, 그간 특별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했는데, 올해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성적은 123경기 출전에 타율 2할8푼5리(414타수 118안타). 올해 처음으로 100안타를 돌파했다. 3루 뿐만 아니라 유격수로도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전천후 내야수의 위력을 발휘하며 뒤늦게 기량을 만개했다.

▶유격수 : 신본기(롯데 자이언츠) 연봉 9000만원

군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 한 케이스다. 신본기는 2012년 2차 14번으로 롯데에 입단했는데, 이전까지는 주로 백업 내야수였다. 그러다 2014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해 병역을 치르고 2016년 후반에 팀에 합류해 활력소로 거듭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신본기는 올해 139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425타수 125안타)를 기록 중이다.

▶외야수 : 김헌곤(삼성, 8500만원) 임병욱(넥센, 5000만원) 조수행(두산, 4500만원)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그리고 호타준족. 좋은 외야수의 조건을 갖춘 젊은 인재들은 생각보다 많다. 우선 삼성 주전 좌익수 김헌곤이 있다. 2011년 삼성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입단한 김헌곤은 지난해부터 두각을 드러나 올해는 완전히 주전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타율 2할9푼7리(509타수 151안타)에 11홈런 21도루를 기록했다. 펀치력이 있는 편이라 향후 '20-20클럽'에도 도전해볼 만 하다.

임병욱도 마찬가지다. 올해 132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5리(440타수 123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13개에 도루 16개를 기록했는데, 김헌곤과 마찬가지로 '20-20' 가입 후보로 꼽힌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잠재력을 다 발휘하면 30-30까지도 할 선수"라고 평가한다. 다만 삼진이 118개로 많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타석에서 다소 성급한 게 흠이다.

조수행은 수비력으로는 어느 팀에 가도 주전이 될 법한 외야수다. 2016년 2차 1번으로 지명될 정도로 유망주지만 워낙 두산 외야 선수층이 두터워 아직까지는 백업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그래도 11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9리(183타수 51안타)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향후 두산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지명타자 : 강백호(KT 위즈) 연봉 2700만원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 루키다. 외야수로도 분류될 수 있지만, 일단은 지명타자로 뽑았다. 기존 베테랑 타자 중에서도 강백호의 화력을 넘어설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신인임에도 29홈런에 84타점, 타율 2할9푼1리(519타석 151안타)를 찍으며 역대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신인타자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