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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2019시즌 희망을 밝힌 이승진의 씩씩투

비록 승리는 못했지만 기대를 높였다.

SK 와이번스는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선발 투수로 이승진을 내세웠다.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문승원이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SK는 10일 두산전 승리로 2위를 확정했다. 플레이오프에 모든 신경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영건' 이승진이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팀은 2위 확정 후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임했지만, 이승진에게는 또다른 오디션이나 다름 없었다. 순위가 결정된 시즌 막바지에 등판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다음 시즌을 염두에 둔 기대를 받고있다는 뜻이다.

이승진은 트레이 힐만 감독이 현재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젊은 투수 중 한명이다. 2014년 프로 입단 후 상무에서 병역도 해결했고,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끝 움직임이 지저분하며 타자와의 승부도 씩씩하게 하는 편이다. 특히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 미래 선발 자원으로 기대가 되는 투수다.

올해 1군 첫 경험을 한 이승진은 지난 6월에도 한차례 선발 기회를 얻었다.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때, 힐만 감독은 이승진을 대체 선발로 내세웠다. 이승진은 6월 23일 KT 위즈전에 첫 선발 무대를 치러 4이닝 5안타(2홈런)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개의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지만,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올 시즌 줄곧 추격조로 불펜에서 활약한 이승진은 정규리그 마지막 기회가 될 두산전에서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임무를 다 했다. 이날 두산은 양의지, 최주환 등이 라인업에서 빠졌고,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라 경기 긴장감이 '베스트'라 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이승진은 수비 실책으로 준 점수를 제외하고는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후 2회 선두타자 김재환이 좌익수 정진기의 타구 판단 실수로 실책이 되면서 주자가 2루까지 갔다. 하지만 2아웃을 차분하게 잡았다. 오재원의 타구가 투수를 맞고 굴절되는 내야안타가 되면서 3루 주자가 득점을 올렸지만,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또 실점 이후 3,4회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아직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이날 추운 날씨도 영향을 미친 탓인지, 투구수 80개에 육박한 5회에는 2아웃을 잡고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박세혁-전민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2 동점을 내주고, 볼넷과 안타까지 추가로 허용하면서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스스로 막아내며 5회를 마쳤다. 선발투수의 기본 이닝을 책임진 것이다.

이날 총 88개의 공을 던진 이승진은 직구(50개)와 커브(31개) 위주의 투구에 커터(7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까지 찍혔다. 비장의 무기로 평가받는 커터 역시 140㎞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 등판 결과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