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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우루과이, '돌발 변수'에도 여유 잃지 않았다

11일, 우루과이대표팀의 공식 인터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실. 인터뷰가 예정된 오후 5시30분이 됐지만,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도 '주장' 디에고 고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약속 시간보다 10여분 늦게 나타났다.

이유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축구장 근처에서 다른 차량끼리 접촉 사고가 있었다. 그 때문에 경기장으로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충분히 당황스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우루과이 선수단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타바레스 감독은 "두 번째 방문이다. 한국은 여전히 아름답다. 우루과이가 월드컵에도 참여하면서 많이 성장했다. 한국에 와서 경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어보였다.

한국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대결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한국 축구의 발전에 박수를 보냈다.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 축구를 봤을 때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그만큼 많은 발전을 했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수준 높은 리그에서 경기하고 있다. 선수들의 실력은 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만 봤을 때 전진하고 있다. 더 큰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장 고딘도 예의를 갖췄다. 고딘은 "한국은 강한 팀이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한 것은 높게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센세이션을 보여줬다"며 "우루과이 축구는 많은 성장을 했다. 좋은 경기, 아름다운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가 확실하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손흥민을 최대한 마크하면서 수비한 뒤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짧은 인터뷰를 마친 타바레스 감독과 고딘은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결전을 펼칠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밟았다. 훈련에 나서는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밝은 얼굴이었다. '에이스' 에딘손 카바니 역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언론에 공개한 15분 동안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이후 두 조로 팀을 나누어 간단한 패스 훈련으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사실 우루과이 대표팀의 실력은 두 말이 필요 없다. 자타공인 축구강국이다. 우루과이는 9월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다. 한국(55위)보다 무려 50계단 위에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상대전적에서도 우루과이가 월등히 앞선다. 우루과이는 한국을 상대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7차례 대결해 6승1무를 기록했다.

1947년생 타바레스 감독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베테랑 지도자다. 그는 두 차례(1988~1990년, 2006년~)에 걸쳐 우루과이 대표팀을 맡았다. 그는 우루과이를 2011년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정상에 올려놓았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8강 성적을 냈다.

게다가 이번 친선경기에는 루이스 수아레스를 제외한 주축 대부분이 참가했다. '주장' 고딘은 우루과이는 물론이고 클럽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10년 넘게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1대1 능력은 물론이고 제공권 싸움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카바니는 A매치에서 45골을 꽂아 넣으며 수아레스(55골)에 이어 우루과이 최다 득점 2위다.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에서는 역대 최다골(176골) 기록을 갖고 있다.

다만, 이들의 컨디션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선수단은 소속팀에서 주말 경기까지 마친 뒤 한국에 입국했다. 지난 9일과 10일에 걸쳐 선수들이 각자 입국했다. 시차를 적응하는데도 부족한 시간.

고딘은 "우리는 유럽, 미국, 남미에서 온 선수가 있다. 긴 여행이었다. 시차적응 중이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빨리 회복하려고 한다. 컨디션 조절 잘 하고 있다"며 "하나로 뭉쳐야 하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유 넘친 우루과이 대표팀. 과연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루과이와 한국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결한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