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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주일 KIA, 떠올리고 싶지 않은 2010년 악몽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었던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

결승선이 저 앞에 있는데, 5위 KIA 타이거즈(68승71패·승률 4할8푼9리)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전력질주를 하고 싶은데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상승세를 탄 6위 롯데 자이언츠(65승2무70패·4할8푼1리)가 치고올라오면서, 승차가 1게임으로 좁혀졌다. 남은 경기는 5게임.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대다수 야구인들이 5강 경쟁에서 KIA가 유리하다고 했는데, 이제 급하게 쫓기는 처지가 됐다.

바짝 따라붙은 롯데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9월 초중반 부진했던 롯데는 최근 11경기에서 9승(2패)을 거뒀다. 투타 성적이 현재 롯데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 기간 팀 타율 3할4푼5리, 팀 평균자책점 4.78. 시즌 타율 2할9푼2리, 평균자책점 5.39보다 월등히 좋은 데이터다. 같은 11경기 기준으로 KIA는 5승6패, 타율 2할7푼5리-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했다. 더구나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지난 주 6경기에서 2승4패.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받아든, 당혹스러운 결과다.

2연패 중인 KIA는 9일 부산 원정에 나선다. 3연승 중인 롯데와 남은 4번의 맞대결 중 첫 경기다. 두 팀 모두 매경기 총력을 쏟아붓다보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 쫓기는 KIA가 조금 더 급한 마음일 것이다. KIA는 5경기, 롯데는 7경기 남았다.

롯데도 그렇지만, KIA 입장에선 반드시 움켜쥐어야 할 5강 티켓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는 올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우승 전력을 그대로 안고 시즌을 시작해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했다. 그런데 외국인 전력의 부진, 주축 선수 부상 등 악재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왔다. 지난 7~8월 한동안 7~8위를 오르내렸던 타이거즈다.

우승 다음 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2009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2010년 8개팀 중 5위로 추락했다. 당시 4위 롯데와 승차가 11.5경기나 됐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굴욕적인 성적이었다.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가울야구를 하지 못한 경우는 3번 있었다. 2001년 우승팀 두산 베어스가 2002년 5위, 2004년 현대 유니콘스가 2005년 7위로 떨어졌다. 나머지 한 번은 2010년 KIA다.

KIA가 한국시리즈같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주를 맞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