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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단신 장사' 윤필재 '정상, 지키는 게 더 어렵죠'

"제가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작아요."

'태백장사' 윤필재(울산동구청)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윤필재는 지난 22일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년 IBK기업은행 추석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 이하급) 결정전(5전3승제)에서 문준석(수원시청)을 3대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2년 연속 정상을 밟은 것.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많이 좋아요. 솔직히 말하면 지난해 우승했을 때보다 더 좋아요. 정상을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두 대회 연속 우승하니 기쁨이 더 크네요."

1m68. 프로필에 적힌 윤필재의 키다. 그의 말처럼 현역 선수 중 그보다 작은 선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며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성인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작은 키'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우승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키가 작은 만큼 성인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주위의 걱정도 있었죠. 하지만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 주셨어요. 다른 선수 장단점 파악과 분석에 더욱 공을 들였죠. 장기전을 위해서 몸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노력의 덕분일까. 윤필재는 민속대회 승률이 매우 높다. 대한씨름협회가 2014년부터 통계낸 기록에 따르면 윤필재는 이번 대회 전까지 승률 74.32%(55승19패)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무래도 민속대회는 장사 타이틀이 걸린 대회잖아요. 아무래도 더욱 집중해서 경기에 나서게 되죠. 그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요."

윤필재의 승리를 이끄는 힘,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두 아들이다. 그는 소문난 '아들바보'다.

"제가 경기장에 나올 때 흐르는 배경 음악이 있어요. 큰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 주제곡이거든요. 아들이 그 노래를 들으면 좋아해서 선택했어요. 둘째 아들은 제가 지난해 추석대회에서 우승하기 직전에 태어난 복덩이에요."

왕좌를 지킨 윤필재, 그는 내일을 향해 또 다시 달린다. 쉽지 않은 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늘 겸손하게, 묵묵하게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3연속 우승을 하면 좋겠죠.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이 더 많거든요. 그러니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윤필재의 미소가 환하게 빛났다.

문경=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