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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리픽12]조기귀국에도 유재학 감독 웃음 잃지 않은 이유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마카오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리그 '터리픽12'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일 첫 경기인 광저우 롱 라이언스(중국)전에서 97대98로 연장접전 끝에 1점차로 분패했다. 첫 경기 패배로 곧바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지바 제츠(일본)까지 세 팀이 한조에 묶여 있는데 조 1위만 결선 토너먼트(4강, 3-4위전, 결승)에 진출한다. 광저우는 2승을 선점했다.

최대 4경기를 생각했던 현대모비스는 귀국 일정을 사흘 앞당겨 22일 한국으로 출발한다. 급거 21일 연습경기 상대를 물색중이다.

하지만 19일 경기 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유 감독은 "매우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리그에서도 이런 경기는 흔치 않다. 정규 대회에서 첫 경기부터 여러가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만 마지막 공격찬스를 살리지 못했는데 이는 작전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감독의 판단 미스"라고 했다. 졌지만 소득이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귀화선수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움직임과 건재함이 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전술적으로 좋았던 모습이 꽤 있었다.

라건아는 자신보다 8cm나 큰 NBA출신 광저우 센터 모리스 스페이츠를 상대로 잘 싸웠다. 악착같이 골밑을 지키고 스피드로 상대 센터를 금방 지치게 만들었다. 미들슛과 속공 연계 플레이는 역시 최고임을 또한번 증명했다. 라건아는 지난 4월말 드래프트에서 현대모비스와 입단 계약을 했지만 합류는 계속 지연됐다. 지난 18일 마카오에 도착하자마자 손발을 맞춘 것이 첫 합동훈련이었다. 그동안 대표팀 차출로 정신없이 바빴다.

유 감독은 "단 한번 같이 훈련을 한 것치고 여러가지로 좋았다"고 했다. 올시즌 현대모비스는 빠른 농구, 뛰는 농구를 표방하고 있다. 라건아의 최고 장점은 체력과 스피드, 그리고 미들슛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살릴 참이다. 유재학 감독이 늘 머릿속에 담고있던 농구였지만 최근 몇 년간 이를 구체화시킬 멤버를 구성하지 못했다. 라건아의 합류는 화룡점정이다. 이날 라건아는 연장까지 37점-16리바운드(4쿼터까지 35점)를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은 71.4%(21차례 시도, 15차례 성공)였다.

라건아의 합류로 현대모비스는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유 감독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이 목표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 지난해까지는 6강 진출이 목표라고 했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문태종 오용준 등이 합류하며 각 포지션별 백업선수도 마련해둔 현대모비스다. 물론 팀의 공수 핵심은 라건아다.

마카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