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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여제' 정혜림, 꿈나무들에게 '조금 못 뛰어도 돼, 공부

"경기력은 조금 떨어져도 괜찮아요. 학업 열심히 하는 것, 정말 중요해요."

'허들여제' 정혜림은 꼭 그렇게 해야한다고 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다가 경기력이 떨어지면? 괜·찮·다.

"어릴 때는 조금 못 뛰어도 돼요. 단, 절대 포기하면 안돼요. 커가면서 실력이 쌓이고, 한창 때가 되면 쌓아놓은 기량이 나와요." 이어지는 말에 힘을 준다. "학업에 충실하고, 열심히 공부하세요. '공부하는 선수'가 되는 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느끼게 될 거예요." 정혜림은 현재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육상 꿈나무들의 멘토를 자청했다. 11일 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육상 학생선수 유망주 육성 지원 사업' 행사에 함께 했다. 교육부가 준비한 사업이다. 현대백화점에서는 5년간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인기 기초종목 육성을 위한 '통 큰' 손길이다. 교육부 박춘란 차관, 현대백화점그룹 장호진 사장이 이날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 앞서 모두들 따뜻한 차 한잔씩을 나눴다. 박 차관은 정혜림에게 "그동안 과정이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좌절 안하고 노력한 게 대단하다"며 "다른 종목에 비해 육상 저변이 약한데 이렇게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 어린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정혜림은 "이런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영광"이라며 웃었다.

장 사장은 "부끄럽다"며 시선을 끌었다. "정혜림 선수 경기할 때 (TV)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아시안게임을 관심갖고 봤었는데 육상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서 하는 줄 몰랐다"며 머쓱해했다. 대신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교육부는 유망 학생선수 발굴과 지원에 힘을 쓰겠다고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했다. 정혜림은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다들 뜻이 통했다.

간단한 행사가 이어졌다. 협약서 사인과 기념사진 촬영. 언제나 그렇듯 사진촬영만 하면 얼굴들이 굳는다. 박 차관이 "너무 엄숙한 것 같은데"라며 분위기를 바꾼다. 모두들 웃는다. 사진촬영을 할 때마다 옆에서 박수들을 쳐준다. 왠지 더 어색한 '추임새', 뜻깊은 행사는 그렇게 마무리 됐다.

이 사업은 2023년 2월까지, 5년간 진행된다. 대상자는 중·고 육상 학생선수다. 기준중위소득 이하 가정의 유망주가 선정된다. 연간 1인당 300만원 등이 지원된다. 시도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에서 선발한다.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