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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퀵뷰-6회]다시 입증한 에이스의 품격, 양현종 6이닝 무실점

지난 8월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야구대표팀의 예선 1차전 선발은 양현종이었다. 선동열 감독이 끝까지 함구했지만, 누구나 예상 가능한 당연한 선택. 양현종은 당대 최고의 선발 투수이자 대표팀의 에이스다. 중요한 대만과의 첫 판에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날 양현종은 체면을 살짝 구겼다. 호투했지만, 단 하나의 실투가 뼈아팠다. 1회초 2사 3루에서 대만 4번 린지아요우에게 직구를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실투였다. 이후 정신을 번쩍 차린 양현종은 6회까지 2개의 안타만 더 허용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따라 한국 타자들이 침묵했다. 김재환의 솔로 홈런 이외에는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양현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되는 불명예를 떠안아야 했다. 호투하고도 지는 일. 프로에서도 흔히 겪었던 상황. 하지만 단기전이기에, 또 이 패배가 향후 결승행에 데미지를 남길 수 있기에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여기서 주저앉을 양현종이 아니었다. 5일 휴식 후 나선 1일 결승무대. 상대는 일본이었다. 양현종은 1회에 마운드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느라 약간 공을 많이 던졌다. 23개 투구. 1볼넷 1안타. 그러나 2사 1, 2루에서 일본 5번 타무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 더구나 1회말 공격에서 KIA 타이거즈 후배인 안치홍이 선제 2타점 적시타까지 날려주자 양현종은 완전히 에이스의 본색을 되찾았다.

결국 양현종은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퍼펙트 피칭을 했다. 볼넷도 안타도 없었다. 일본 타자들은 양현종의 완급 조절, 제구, 강력한 속구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 그렇다. 이게 바로 '진짜 양현종의 투구'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