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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포인트] 여자농구 '코리아'팀, 대만전 패배가 쓴 약이 될까

쓰고 독한 약도 잘 복용하면 몸에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여자 농구 단일팀 '코리아'가 대만에 당한 첫 패배도 이렇게 활용하면 된다.

코리아 팀은 지난 17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 바스켓홀에서 열린 대만과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연장 접전끝에 85대87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인도네시아와의 첫 판에서 108대40으로 68점차 대승을 거두면서 고조됐던 팀 분위기는 찬물을 맞은 듯 가라앉았다. 예상 밖의 패배에 이문규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하다.

하지만 이 패배로 인해 '코리아' 팀의 행보가 달라질 건 없다. 예선전 경기 중 하나일 뿐이다. 특히 앞으로 남은 상대인 인도, 카자흐스탄의 전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단일팀이 예선을 통과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 역시 경기 후 "어쨌든 다음에 또 다시 (대만을) 4강에서 만나게 되니까 그때 이기면 된다. 그때를 생각해서 다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예선 첫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코리아팀이 이 감독의 말처럼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건 틀림없다. 대만전에 나타난 코리아 팀의 전력과 전술에는 빈틈이 너무 많았다. 공격 면에서는 슈터들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이날 코리아 팀은 로숙영(32점)과 김한별(26점)이 득점을 주도하며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외곽포는 평균 이하였다.

코리아 팀은 이날 무려 27개의 3점슛을 시도했는데, 성공한 건 단 2개 뿐이었다. 성공률이 고작 7%였다. 불과 이틀전 인도네시아전의 13개(성공률 33%)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박혜진이 11개를 시도해 2개를 넣은 게 전부다. 김한별은 4번의 3점슛 도전을 전부 실패했고, 강이슬과 장미경 임영희 로숙영도 나란히 3개씩의 3점슛을 시도해 전부 넣지 못했다. 오픈 찬스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장면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공격 패턴이 단조로워질 수 밖에 없었다. 로숙영의 골밑 돌파와 페인트존 슛이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좀 더 다양한 선수 기용을 통해 이런 고착 상황을 개척하지 못한 벤치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강이슬이나 박하나 등 3점 능력을 갖춘 선수들은 경기 후반에나 겨우 코트에 나섰다. 강이슬은 18분45초를 뛰었고, 박하나는 불과 5분5초 밖에 뛰지 못하며 슈팅 기회를 한 번도 얻지 못했다. 이문규 감독은 이에 대해 "그 부분은 우리 수비 패턴이 매치를 하다 보니 어그러져서 그 선수들에게 기회가 덜 주어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러한 이 감독의 설명은 결국 코리아팀이 아직 조직력이나 수비 및 공격 패턴 전환에 보완점이 많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 감독 역시 "같이 훈련한 시간이 짧다 보니 움직일 때 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잘 안 맞는 일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수비 형태가 뻐그러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나마 문제점이 예선전에서 드러난 게 다행일 수도 있다. 보완을 한다면 나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남은 조별 예선 기간에 '코리아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