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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예비전력 고갈 삼성, 장원삼 합류도 어렵다

프로야구 감독의 일상은 고민의 연속이다.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게 이 직업의 숙명이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선발진 구성이 아닐까. 구상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무리없이 돌아간다면, 고민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다. 어벤저스급 선발 자원이 넘쳐난다면 모를까, 현실 세계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올 시즌 김한수 감독을 보면,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 게 된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든든한 국내 선발 자원에 기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우규민은 중간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구위가 떨어진 베테랑 윤성환은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민망하다. 김 감독이 손에 쥐고 있는 카드가 너무 빈약하다.

삼성은 리살베르토 보니야, 고졸 루키 양창섭, 좌완 백정현, 팀 아델만, 윤성환 등 5인 선발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후반기 재도약의 키는 이들 선발진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분명한 건 전반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중위권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9명이 선발 등판했는데, 선발 평균자책점이 5.84이다. KBO리그 10개 팀 중 '꼴찌'다.

현 상황에서 우려되는 게 선발 예비 전력 부족. 이달 말 1군 합류를 기대했던 장원삼의 복귀가 늦어질 것 같다. 지난달 9일 대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한 장원삼은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다가, 왼쪽 무릎 통증으로 강판됐다. 장원삼은 재활치료를 거쳐 최근 실전 경기에 나섰다. 지난 7일 퓨처스리그(2군) 화성 히어로즈전에 나서 타자 5명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면서, 3안타, 볼넷 1개,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경기 후 몸 상태도 안 좋았다. 김 감독은 "현 시점에선 언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없다. 아예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장원삼은 후반기에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플러스 전력이다. 그는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했다.

선발 경험이 있는 다른 예비 전력들도 상황이 안 좋다.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이닝 9실점한 김대우는 6월 23일 퓨처스리그 등판 후 경기 기록이 없다. 옆구리 통증으로 쉬고 있다. 기대가 컸던 대졸 루키 최채흥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1군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한 최채흥은 지난 6월 9일 엔트리 말소 후 2군에 머물고 있다.

김 감독은 "현 상황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펑크가 난다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김기태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의 주름살이 깊어진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