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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식샤를합시다3' 서현진, 꼭 죽어야 했나…흥행 역풍 우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식샤를합시다3'가 전 시즌 여주인공의 사고사라는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17일 방송된 '식샤를합시다3:비긴즈' 2회에서는 구대영(윤두준)이 전 여친 백수지(서현진)과 사별한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 2004년 대학 시절 주인공들의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구대영은 이지우(백진희)의 옆집으로 이사와 이웃사촌이 됐다. 하지만 구대영은 이지우가 동생 이서연(이주우)에 대해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내겐 서연이가 그런 존재"라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미식 멘토였던 그녀가 삶에 지쳐 과거의 미각을 잃은 상태임을 알게 됐다.

구대영은 이지우에게 "요즘 좀 무기력해졌다. 널 만나서 대학시절을 추억하며 다시 일어서고 싶었다"면서 "맛집은 내가 다 쏜다. 집나간 네 미각을 내가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구대영은 "여자친구 있냐"는 이지우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왼손에는 반지가 있었다. 또 이지우는 "같이 저녁 먹자"고 제안했지만, 구대영은 꽃다발을 든 채 "오늘은 지방에 다녀와야되서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이지우는 "여자친구 만나러 가나보다"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구대영이 슬럼프에 빠진 이유는 놀랍게도 전 여친 백수지의 죽음이었다. 2회 말미 구대영의 회상에서 백수지는 구대영과 서울에서 데이트를 즐긴 뒤, 세종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두 사람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주말에 간장게장 먹으러 가자"며 애정을 속삭였지만, 다음순간 백수지가 탄 버스가 교통사고에 휘말렸다. 피투성이로 쓰러진 백수지의 휴대전화에선 구대영의 다급한 목소리만 울려퍼졌다.

뒤이어 백수지의 납골당과 위패, 사진이 등장해 그녀의 죽음을 확정지었다. 여전히 러블리하게 웃고 애교부리던 백수지에게 부여된 시간은 약 3분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2화 방영을 앞두고 서현진의 특별 출연을 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전시즌 여주인공의 피투성이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연출을 통해 이전 시즌과의 선긋기를 택했다. '반지 클로즈업' 등 백수지의 출연 없이 가능했던 다양한 감정선 표현을 시즌초 관심끌기용으로 날려버린 모양새다. '식샤' 시리즈 팬들의 반발도 거세다. 전시즌 여주인공이었고, 시즌3 카메오 출연을 수락한 서현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즌1 여주인공 이수경(이수경)은 구대영과 커플로 맺어졌다가 시즌2 시점에서 헤어진 것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시즌1은 윤두준과 이수경의 연애보다는 찰진 '먹방'에 방점이 찍힌 작품이었다.

반면 시즌2는 명백한 로맨스물로, 구대영과 백수지의 케미 및 이상우(권율)와의 삼각관계가 중심을 이뤘다. 백수지는 은둔형 외톨이였던 학창시절과 가난한 작가 시절을 지나 시즌2 말미에는 5급 사무관인 이상우의 고백을 외면하고 구대영과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이날 백수지를 사고사로 처리하는 대신 이전 시즌에 백수지와 이상우를 맺어주고 구대영과의 관계를 훈훈하게 정리했다면 어떨까. 어차피 서현진이 카메오 출연을 허락한 이상, 서울-세종간 장거리연애 또는 유학 등의 이유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면 어땠을까.

시즌3가 사실상 '식샤 비긴즈'를 표방한 만큼 '응답하라2004'를 연상시키는 대학 시절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구대영과 이지우의 관계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 그도 아니라면 독자의 상상에 맡기거나, 사고의 진행과 결과를 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노출시켜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었다. 제작진의 돌직구 연출이 여러모로 아쉬웠던 '충격의 3분'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미국에서 사기를 치고 한국으로 도주한 이서연, 그리고 그녀 및 구대영과 미묘하게 엮이는 선우선(안우연)의 관계가 도드라졌다. 선우선은 보험왕 구대영이 아닌 '식샤' 구대영의 스카웃을 타진하는 한편, 사촌누나의 채무자인 이서연과 기묘한 동거를 하며 극중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