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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8서 드러난 삼성의 고민, 해결책도 있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의 약점은 '높이'다.

골밑을 책임져줄 '빅맨'이 없다. 지난 시즌에도 겪었던 문제다. 김준일이 군입대하면서 빚어진 '높이'에 대한 고민은 리카르도 라틀리프(현 울산 현대모비스)가 풀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라틀리프가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한 뒤 대체 외국인 선수 칼 홀을 데려와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허사였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나 결국 골밑 불안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행 실패로 귀결됐다.

이 감독이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것이 이 부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워드 벤와 음발라를 데려왔으나 라틀리프처럼 골밑을 책임질 수 있을 기량일지는 미지수다. 결국 문태영, 장민국 등 기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지가 관건이다.

삼성의 고민은 마카오 썸머 슈퍼 에이트 토너먼트(이하 슈퍼8)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 경기였던 블랙워터 엘리트(필리핀)전에서 삼성은 골밑 수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쉽사리 리드를 잡지 못했다. 블랙워터가 59개의 리바운드(공격 25·수비 34)를 잡은 반면, 삼성은 37개(공격 20·수비 17)에 그쳤다. 공격을 이어줄 수비 리바운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수차를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블랙워터는 삼성이 기세를 탈 때마다 '빅맨'을 투입하면서 약점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삼성은 블랙워터전을 통해 고민의 실마리도 잡았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홍순규, 장민국이 협력 수비를 통해 상대 골밑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경기 막판 체력, 집중력 부족으로 승리까지 가져오는데 실패했지만, 상대 센터를 골밑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수비 리바운드까지 살아나는 등 원하는대로 흐름을 가져온 부분은 긍정적이다.

공격에서도 높이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있는 장면은 여러 번 나왔다. 김동욱, 김현수의 외곽슛이나 패턴 플레이 등을 통해 좋은 득점 장면을 만들어갔다. 시즌 초반이기에 완벽한 준비라고 보긴 어려웠지만, 개막 전까지 가다듬으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만한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블랙워터전을 마친 뒤 "경기 초반부터 골밑 협력수비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빅맨'이 없는 시즌이다. 공격은 다소 유연하게 가져가더라도 수비에서 틀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고 새 시즌 준비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번 슈퍼8을 통해 기틀을 다지고, 남은 훈련 기간 준비를 통해 시즌 무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마카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