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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스태프가 밝힌 제작파행이유 #피해금 2억↑#미지급 3번#갑질(종합)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에 참여했던 스태프 대표가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이하 빅토리)의 주장에 발끈하고 나섰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 패럴타워에서 '사자' 참여 스태프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스태프는 무술 편집 촬영 조명 등 드라마 제작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다. 스태프 일동은 '사자' 제작사 빅토리가 발표한 공식입장에 분노, 사실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게된 것.

다음은 스태프 대표와의 일문일답.

─ 기자간담회를 열게된 이유는 뭔가요

▶ 임금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내용증명까지 보냈는데도 답이 없었다. 그래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계약해지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빅토리는 미지급이 전혀 없었고 그만둔 사람들은 장태유PD의 스태프라고 규정하며 스태프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 정당한 대가를 바라는 것인데도 한번도 돈을 제대로 주지 않았고, 사과는 커녕 소통 자체를 하려하지 않았다.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제까지 참아온 사람들이다. 사과를 하고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말만 했어도 우리 스태프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다.

─ 빅토리의 입장은 '장태유PD의 스태프'만 촬영을 거부했다는 것인데요.

▶ 세상 어느 프로그램이 스태프 편 가르기를 하겠나. 물론 처음 추천을 할 수는 있겠지만 모이게 되면 우리는 다 한 식구다. 빅토리 측에서 스태프를 편가르기 하는 게 기분이 나쁘다. 주식회사 태유와 계약한 사람들이라는 것 또한 사실무근이다. 나는 빅토리와 계약을 맺은 사자 스태프로 계약금도 받았다.

─ 빅토리에서는 임금 미지급을 한 사실이 없으며 스튜디오 태유와 계약한 사람들은 스튜디오 태유에서 임금을 받는 것이 맞기 때문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그건 사실이 아니다. 스튜디오 태유와 계약을 한 것은 촬영팀, 정확히 말하면 촬영 감독을 제외한 촬영 조수들이다. 촬영 감독은 빅토리와 계약했다. 촬영 조수들이 스튜디오 태유와 계약을 하게된 것도 빅토리 측의 임금 미지급 및 부당한 요구 때문이다. 촬영은 1월 3일부터 시작됐다. 촬영팀은 통상 촬영 시작부터 계약이 발생한 것으로 해서 한달치 봉급을 받게 된다. 그런데 계약서를 쓰자고 해도 계약서를 써주지 않았다. 1월 3일 촬영이 시작되고 그 달에는 3일 정도만 촬영을 했다. 제작사에서는 그것도 서비스 차원에서 일당으로 쳐서 주겠다고 했다. 이번달에는 그럼 일당으로 받고 다음 달부터는 월급을 제대로 달라고 했다. 2월에는 하루밖에 촬영을 안했다. 돈을 얼마나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일당 페이를 줄 수 있다고 하더라. 문제는 막내들이다. 20대 초반~후반 정도 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친구들로 따지자면 두달 동안 월급이 미지급된 상태에서 100만 원도 안되는 돈을 받게 된 거다. 그런 아이들에게 버티라고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촬영팀은 일당이 세다 보니 싸게 쓰려고 월급 계약을 해놓고 막상 돈은 제대로 주지 않은 거다.그래서 장태유PD님이 어떻게 보면 손해를 보더라도 우리를 끌어가고자 감독님이 빅토리와 얘기를 해서 원래 우리가 받기로 했던 월급은 감독님이 제때 주시고, 빅토리에서 주기로 한 월급을 감독님이 대신 받는 식으로 계약을 해주신 거다.

─ 다른 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나요.

▶ 편집팀에서 제일 억울한 부분은 일방적인 해고와 미지급이었다. 1월에 촬영을 나간다고 해서 지난해 11월 스태프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제작이사와 제작PD를 만나 편집팀 인원 수와 장비 등에 대해 상의했다. 제작사의 요구에 따라 페이도 깎아줬고 편집팀은 5명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계약서를 써주지 않아서 몇 차례 조르고 졸라 나만(편집감독) 계약서를 받았다. 그런데 5월 아무 것도 보상받지 못한 채 가편집PD 둘 중 한 명을 자르라고 했다. 1월 11일부터 일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상해줄거냐고 했더니 뭘 얼마나 했냐고 하더라. 우리 편집팀 내부적으로 해서 4명 페이로 5명이 해보자는 안도 내봤다. 그런데 나머지 가편집 PD를 한 명 자르고 나서도 남은 한 명 계약을 안 해줬다. 빅토리의 계약 도장까지 찍었는데도 1원도 지급받지 못했다. 제작이 중단되고 편집팀은 나왔는데 6월까지 일한 것을 한 푼도 못 받았다.

▶ 조명팀은 미지급은 없었다. 1,2월에 일한 걸 4월 2일에 빅토리에서 지급받았다. 1,2월에 일한 게 총 4~5회 차다. 그리고 4,5월에 일한 걸 빅토리에서 지급하지 않고 박해진 측에서 지급했다. 조명팀은 일당제다. 6개월 동안 총 33일 촬영을 나갔다. 그러면 애들은 굶어죽는다. 버티고 버티다 나중에 빠지겠다고 했다.

─ 미지급 사태는 그럼 몇 번이 발생한 건가요.

▶ 총 세 번이다. 촬영팀은 촬영감독과 조수 간의계약이 다르다. 1,2월 5회차 촬영분이 미지급 돼서 4월 2일 페이가 들어왔다. 이때 첫 미지급이 발생했다. 3월에는 11회차 촬영을 나갔는데 제작이사와 PD들이 미지급을 예고했다. 빅토리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두번째 미지급이 발생되면 촬영 못한다고 통보하니까 5월 2일에 지급해주겠다고 했다. 5월 2일에도 100% 들어온 게 아니라 부과세를 뺀 금액을 입금했다. 촬영을 하다 확인하고 문의하니까 실수했다고 하더라. 임의적으로 부가세를 안 줬길래 그러면 우리도 촬영을 접겠다고 했다. 주말이 끼었으니 다음주 월요일에 입금하겠다고 했다. 바로 입금해달라고 했는데 주말 담당자가 퇴근해서 입금할 수 없다고 하더라. 그럼 우리는 이날 일당은 받지 않고 낮 신만 찍고 가겠다고 했더니 부랴부랴 부가세를 입금했다.

─ 빅토리콘텐츠는 제작비의 60%를 썼다고 합니다. 스태프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비는 어떻게 60%나 쓰인 건가요.

▶ 제작비의 60%를 썼다는 건 우리도 궁금하다. 세트가 가장 문제였던 게 총 4동이 있는데 2동은 완성이 됐다. 작은 세트였고 큰 평수 세트 2동은 미완성 상태였다. 네 번째 세트는 아예 벽만 있고 나머지 소품은 전혀 없었다. 제작에 필요한 장비 지원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주차비 등을 포함한 진행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제작사에서 얼마나 제작비를 썼는지를 왜 계속 어필하는지 모르겠다. 그건 제작사에서 할 일이다. 그렇다면 제작비를 어떻게 썼는지를 공개하면 되는 것 아닌가.

─ 그렇다면 스태프의 입장은 미지급 사태로 촬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 그렇다. 사실은 4월 3일 처음 촬영이 중단됐다. 무술팀 임금 미지급이 시작이었다. 4월 2일에 임금이 미지급 됐기 때문에 더 이상 촬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금 미지급 된 걸 해결해야 촬영 재개를 하겠다고 했다. 2월 말에 지급되어야 하는 돈을 3월 말로 미뤘다가 4월에 줬다. 그것도 1월 임금이 들어왔다. 그동안 내내 돈을 지급하지 않더니 다음날 촬영을 못 나가겠다고 하니까 30분 만에 입금하더라. 나 뿐 아니라 다른 스태프도 돈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 해결을 하고자 촬영이 중단됐었다

▶ 촬영 조명팀은 1월달 월급이 4월 2일에 들어왔다. 4월 2일 촬영은 빅토리 제작이사가 접었다. 다음날이 무술신 촬영이라 무술팀이 없으면 촬영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촬영팀이 A팀과 B팀, 두 팀이 있다. B팀 촬영 감독은 장비를 대여해주는 것이 있어서 월급과 일당으로 나눠서 임금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일부만 지급해서 빅토리 측 제작 이사와 협의를 했다. 가격 협상을 요구했는데 이미 가격을 많이 깎아준 상태라 불가능하다고 했더니 그러면 장비도 빼고 B 감독도 나오지 말라고 했다. 제작 이사가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내 팀원을 마음대로 해고를 한다면 촬영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니 장태유 감독님이 촬영팀이 없으면 촬영을 못 나간다고 했다. 그래서 제작이상가 촬영을 접으라고 했다.

─ 최종적으로 촬영이 중단된 것은 5월 10일 이었죠.

▶ 우리(무술팀)는 익월 말일 월급을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4월 2일에 1월 월급을 처음 받았고 2,3,4월 월급은 받지 못했다. 5월 10일까지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빅토리가 손을 뗐다. 다른 제작사에 위임했으니 그쪽에서 미지급금을 받으라고 했다. 이후 우리가 내용 증명을 보내니까 5월 24일 2,3월 분 월급이 들어왔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하고 싶은대로 했던 제작사니까 스태프 입장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촬영 기간 마지막 달에도 100% 지급해주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제작사를 믿을 수가 없게 됐다. 어쩌다 한번 미지급이 돼서 손을 뗀 게 아니라 1월 10일 첫 촬영을 해서 오늘까지 한번도 제대로 돈을 준 적 없다.

─ 총 피해금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 촬영팀 감독 2500만 원, 편집팀 7250만 원, 무술 감독 200만 원이 아직까지 미지급된 상태다. 사실 조명팀과 촬영팀도 미지급된 금액이 없다는 게 빅토리에서 돈을 준 게 아니다. 조명팀은 박해진 측에서 6월 12일에 5434만 원을 줬다. 촬영팀은 장태유 감독이 계약을 해주기 전 피해를 본 금액은 포기했다. 아마 다른 드라마 촬영장에서처럼 제대로 일을 했다면 한 팀당 2000만 원 페이이기 때문에 8000만 원 정도 될 거다.표면적으로 알고 있는 것만 이 정도일 뿐 소품팀 미술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의상팀 분장 미용팀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지연 지급도 엄청났다. 진행비를 5월까지 지급을 안해줘서 어떤 팀은 400만 원까지 진행비가 쌓이기도 했다. 제작PD에게 문의를 해도 현장 제작PD는 권한이 없다고만 했다. 5월 10일에 지급을 해주겠다고 해놓고 5월 10일 제작권을 다른 제작사로 넘겨버렸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지연 지급으로 진행비는 받았다.

─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던 건가요..

▶ 드라마 쪽은 표준계약서가 정해진 것이 없고, 노조도 없다. 하지만 제작사에서 이렇게까지 한 적이 없어서 관행처럼 지나왔다. 촬영팀의 경우에는 2월 한달만 봐준 팀이 있었다. 그 팀은 아무것도 지급이 되지 않아 노동청에 신고를 했다. 빅토리에서는 그 팀에 대해 계약서도 써주지 않았다. 우리팀이 빅토리와 계약한 계약서를 보니 용역원으로 돼 있더라. 노동청에서는 용역계약서라 근로를 하지 않아 돈을 줄 수 없는 거라고 했다. 그러다 끝내 노동청에서 잘 해줘서 20일 정도 일한 페이를 받게는 됐다. 나중에 장태유 감독님이 촬영팀에 대한 계약을 해주셨을 때 보니 그때는 우리가 '근로자'라고 제대로 명시됐었다.

─ 현 상황은 어떤가요.

▶ 2월에 촬영을 못 나간 건 제작사에서 장태유 감독님한테 촬영을 나가지 말고 대본 수정에 참여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5월 10일부터 촬영을 못 나간 건 빅토리가 아닌 리틀빅으로 제작이 넘어간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제작사 간의 문제들이었던 거다. 우리는 계속 촬영을 기다렸었다. 그들의 논리가 이상한 것이 촬영이 분명 5월 31일 끝난다고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데, 벌써 그 기간을 넘겼다. 그런데도 계속 기약없이 기다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 임금 미지급 건은 그전에 했던 회사와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리가 된다고 해도 바로 지급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우리가 계약을 한 것은 빅토리였는데 말이다. 미지급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거다. 우리는 더이상 '사자'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사자'는 '별에서 온 그대'를 히트시킨 장태유PD와 박해진이 의기투합한데다 나나 곽시양 이기우 등 신선한 출연 라인업이 완성돼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018년 하반기 최고의 관심작 중 하나로 꼽혔던 이 작품은 사전제작시스템으로 올 1월 첫 촬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0일 이후 촬영은 중단됐고 총 16부작 중 4회까지밖에 촬영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스태프 측은 10일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측의 무리한 요구와 임금 미지급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스태프의 밀린 임금을 해결한 것 또한 장태유PD와 주연배우인 박해진 측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 측은 "장태유PD의 고집과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 작가 교체 요구, 잠적 등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고 맞섰다. 이에 장태유PD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연출료는 물론 스태프 임금 용역비 등이 아직도 미지급된 상태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세트와 소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제작사의 간섭으로 대본도 나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집필됐다. 잠적했다는 것 또한 사실 무근"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빅토리콘텐츠 측은 "'사자' 제작 중단의 집적적 원인은 임금미지급이 아닌 장태유 감독의 잠적 때문"이라며 "5월 10일까지 애초 예정한 분량의 25%에 미치지 못하는 분량을 촬영했음에도 전체 제작비 예산의 60%가 투입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장태유PD는 예정되지 않은 무리한 제작비 증액 요구를 계속했고 6월 18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 촬영현장이 중단됐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했다. 이날 스태프 대표들이 밝힌 입장에 대해서도 "빅토리의 입장은 이전과 동일하다. 대응 방안을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