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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우리는 하나다!'응원열기...北19세 함유성의 선전

"우리는 하나다"! "우리선수 잘한다!" "통일조국!"

17일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6만6000달러) 개막 첫날, 대전 한밭체육관에는 대전통일응원단 200여 명의 하나된 함성이 뜨겁게 울려퍼졌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선수 최고다'라는 격문이 씌어진 대형 플래카드와 한반도기가 경기장 안에 물결쳤다.

이번 코리아오픈에는 북한 남녀 대표선수 16명(남녀 각 8명)이 나선다.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남북단일팀 4개조가 결성됐다. '탁구얼짱'으로 유명한 서효원(한국마사회)과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송이(북측)의 수비 복식조를 비롯해 남자복식 이상수(국군체육부대)-박신혁(북측)조, 혼합복식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유은총(포스코에너지)-최 일(북측)조가 남북 복식조로 출전해 메달을 노린다.

남녀단식 예선, 21세 이하 남녀 32강전이 시작된 이날, 북한 선수들을 향한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오전 10시부터 박신혁 김형진 최일 리광명 안지성 함유성 등 북한선수들이 줄줄이 테이블에 들어섰다. 관중들은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를 합창하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남자단식 예선 1경기에서 김형진이 인도의 타카르 마나브 비카시를 4대2로 꺾자 "김형진 잘한다!" "우리선수 잘했다!" 함성이 쏟아졌다. 1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한 북한 선수들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들어올리며 감사를 표했다.

오전 11시경 북측선수 안지성과 함유성이 등장하자 통일응원단은 "힘내라! 안지성!" "잘한다! 함유성!"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안지성이 남자단식 예선 1라운드에서 에콰도르의 알베르토 미노를 4대2로 꺾는 순간 장내는 또다시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대한민국 에이스' 박강현(삼성생명)과 '북한 19세 신성' 함유성의 남자단식 남북대결은 흥미진진했다.

박강현이 첫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함유성 역시 지지 않는 패기로 맞섰다. 박강현이 2대4(11-9, 9-11, 11-7, 6-11)로 역전패했다. 남북 탁구청년들은 경기 후 따뜻한 악수를 나눴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함유성은 지난해 주니어선수권에도 나왔던 선수다. 오늘 결과는 이변이 아니다. 함유성은 기본기가 좋고 포어드라이브나 파워에서 박강현에 밀리지 않았다. 북측에서 기대하는 유망주 선수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 탁구는 체력과 기본기가 철저한 탁구다. 잔플레이, 잔기술은 부족하지만 굉장히 정직하고 파워풀한 탁구다. 북한 선수들이 국제경험을 좀더 쌓고 향후 남북 합동훈련 및 교류를 이어갈 경우 발전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2015년 종합선수권 챔피언, 2017년 실업챔피언 출신 한국 남자탁구 차세대 대표주자로 꼽히는 박강현을 상대로 한치도 물러섬이 없는 함유성의 파이팅은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강현은 "남북대결에서 져서 아쉽다. 그러나 북측 유망주 선수가 좋은 경기를 하고 올라간 점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파워도 체력도 좋았고, 실수가 거의 없었다. 플레이가 깨끗하고 기본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북한 함유성은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 여세를 몰아 21세 이하 남자단식 8강에도 진출했다. 대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