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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명수 ''임바른=김명수' 호평 행복, 연기점수는 50점'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미스 함무라비'를 마친 김명수를 만났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生 리얼 초밀착 법정 드라마다. 김명수는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임바른은 타인에 대한 관심 따위는 없는 개인주의자다. 개인의 동정심이나 섣부른 선의로 판결을 내리는 건 법관의 권력 남용이라 생각하고, 법전과 판례에 명시된 원리원칙에 집중한다. 그러다 자신의 첫사랑이자 이상주의자인 박차오름(고아라)과 재회하고 조금씩 인간사에 관심을 두며 성장해나간다. 김명수는 이러한 임바른 역을 맡아 현실과 원칙 사이의 괴리감에 좌절하면서도 또 다시 해결책을 찾아 일어나 정의를 구현하려 애쓰는 청춘 성장기를 리얼하게 그려내 큰 호평을 받았다. '임바른=김명수'라는 호평 댓글이 줄 이었고, 정확한 발성과 딕션, 한층 강해진 감정 표현력 등 연기 디테일 적인 부분에서도 칭찬이 이어졌다.

"좋은 반응도 많았지만 저는 아무래도 단점을 우선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는 90% 사전제작이라 촬영이 다 끝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니까 단점이 더 보이더라고요. 딕션이나 감정조절의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 잘 하라는 의미로 50점을 주고 싶습니다."

호평에 비해서는 꽤 박한 점수다. 자기 평가에 냉정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점수를 후하게 주거나 장점만 보게 되면 자기만족하게 되요. 데뷔 초에는 안 그랬는데 어느 순간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댓글을 보면 건설적인 비판도 있거든요. 그게 저에게는 단점만 보는 게 원동력이 되고 자극제가 되요.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은 된 것 같고, 아직은 배우고 발전해 나가야 하는 시기니까요. 솔직히 제 장점은 잘 모르겠어요.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인데 '군주' 때는 '이선 같다'는 말이 있었고 이번에는 '김명수가 임바른'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 캐릭터로 보였다는 말이니까 너무 좋았죠."

첫 주연작에서 이렇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극을 끌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명수는 철저한 노력과 자기 관리로 주연 배우로서의 가치와 존재감을 입증해냈다. 이에 '인생캐릭터'라는 극찬이 나오기까지 했다.

"사실 전작 때는 가수 앨범 활동이나 공연과 작품 활동을 병행해서 집중이 안되거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어요. 이번에는 1월 말에 '텔미' 활동을 마치고 다음 날 '미스 함무라비' 촬영에 들어가서 병행이 적었죠.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서 잘된 것 같아요. 처음 캐스팅이 되기 전 원작이 너무 재미있었고 각색도 너무 잘 돼서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어요. 작가님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대본 리딩도 많이 하며 준비했죠. 두분이 '현실 임바른이 여기 있는 것 같다'며 좋아해주셨어요. 미리 준비하고 촬영을 시작해서 부담이 좀 적었던 것 같아요. 우리 작가님이 현직 부장 판사님이라 직접 법원에 가서 일하시는 모습도 보고 우배석 좌배석 판사실에도 가서 말과 분위기를 익히려 노력했어요. 또 우리 세트 자체가 작가님도 똑같다고 하실 정도로 배석 판사실이랑 구조물 배치 물품 색상 등이 거의 똑같아서 적응하기 편했어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단히 했다.

"원래 성격이 살짝 원칙주의인 부분이 있어서 작가님과 감독님도 처음에 임바른이라고 해주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때 당시의 임바른보다는 좀더 성숙한 임바른을 보여드릴 수 있게된 것 같고요. 그래도 바른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임바른은 상황을 지켜보거나 피하는 캐릭터인데 저는 하고 싶은 게 있거나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판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느낀 건 감정을 많이 소모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사건 하나하나 법과 대조를 하게 되고 직접 대화하며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감정의 대립을 계속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감정을 숨기고 법대로 재판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고 감정 노동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도 감정을 소모하긴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직업, 다른 시대를 연기할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는 것 같고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