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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독주, 후반기에도 정녕 막을 팀은 없는가

거듭된 반전과 혼전의 이중주. 2018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는 아마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시즌 전 강팀이라고 예상됐던 팀이 고전을 거듭하거나 완전히 몰락했고,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이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면서 상위권에 자리를 굳혔다. 전자의 대표주자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 신흥 강호 NC 다이노스, 그리고 후자는 당연히 한화 이글스다.

다른 팀들 역시 90경기 안팎으로 전반기를 소화하며 급격한 순위 변동을 경험했다. 전반기 3위 SK 와이번스는 6월초까지 2위권에서 호시탐탐 1위를 노렸는데, 6월 중순부터는 주춤하더니 4위까지 밀려났다가 6월말에 간신히 3위를 회복했다. 전반기 3위 LG는 개막 초반 10경기에서 3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우려를 낫기도 했지만, 4월 초부터 서서히 살아나더니 4월 하순 8연승으로 벌떡 일어서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KT 위즈는 4월 중순까지는 4위권 안쪽에서 노는 듯 하더니 날이 갈수록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9위로 가라앉고 말았다. 전반기에 1위부터 9위까지 순차적으로 모두 경험했다. 그만큼 성적의 기복이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만큼은 이런 전반기 리그의 트렌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4월7일에 처음 1위에 올라선 뒤로 3개월이 넘도록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홀로 독주 중이다. 전반기에 벌써 2위 한화와 7경기나 벌려놨다. 이대로라면 후반기의 관전 포인트에서 '1위 싸움'은 아예 리스트에 오르지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두산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이라면 이대로 쭉 1위를 유지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는 시나리오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리그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김이 좀 새는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에 리그가 8월16일부터 19일이나 중단된다. 이 휴식기로 인해 자칫 리그의 인기가 확 식을 수도 있다. 막판까지 순위 싸움이라도 좀 치열하게 이어진다면 아시안게임 휴식기의 악재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두산의 독주에 적절히 태클을 거는 라이벌이 좀 나와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반기 기록으로 볼 때 이런 역할을 해줄 대항마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게 또 다른 문제다. 전반기 상대 전적으로 보면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넥센 히어로즈만이 두산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11번 싸워 6승5패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8개 구단은 전부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다. 2~4위 상위권 팀 중에서는 한화만이 4승5패로 어느 정도 대등한 싸움을 했다. 하지만 3위 SK는 2승5패로 고전했고, 특히 LG의 경우에는 5전 전패를 당했다. 하위권의 롯데(1승7패) 삼성(4승10패) NC(2승9패)는 처참하다.

결국 순위 싸움에서 '대항마' 역할을 해줄 팀들은 현재 5위권 안쪽에 있는 팀들이다. 이들이 두산을 이겼을 때의 승차 및 순위 변동 효과가 하위권 팀의 승리보다 더 큰 이유에서다. 이 중에서도 SK와 LG가 더 분발해줄 필요가 있다. 이미 넥센은 전반기에 11경기나 치른 상태인 반면, SK와 LG는 두산과의 경기가 각각 11경기, 13경기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순위 싸움에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과연 두산의 독주에 태클을 걸 팀은 나올 수 있을까. 등장한다면 어떤 팀일까. 후반기 레이스가 궁금해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