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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즌' 양의지 '전반기 내 점수는 60~70점' 이유는?

"제가 스스로 평가한 점수요? 60~70점인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양의지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단 타격 페이스가 역대 최고다. 전반기를 타율 3할7푼9리(285타수 108안타)로 마친 양의지는 현재 타격 전체 1위에 올라있다. 4할을 넘나들던 시즌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도, 여전히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전반기에만 17개, 타점은 56개를 쓸어담았다.

이대로라면 프로 데뷔 이후 타자로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할 수도 있다. 양의지의 역대 최고 타율은 2015시즌에 기록한 3할2푼6리, 최다 홈런은 2016시즌의 22개, 타점은 2015시즌의 93개가 최다였다. 하지만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한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데뷔 후 최고 타율, 최초 30홈런, 100타점도 내심 넘볼 수 있는 성적이다.

양의지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무기는 그의 수비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이다. 기본적인 수비 능력은 물론이고, 투수 리드 능력이 빼어나고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하다. 때문에 포수 출신인 두산 김태형 감독도 늘 양의지를 두고 "머리가 정말 영리한 포수"라고 인정한다. 함덕주 이영하 박치국 등 어린 투수들이 많은 현재 두산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양의지가 가지고 있는 역할의 폭은 더욱 넓을 수밖에 없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만큼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양의지는 올해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당당히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최다 득표 선수로 참가했다. 더군다나 양의지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데뷔 후 처음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리그 전반적으로 주전 포수 기근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내고있기 때문에 미리 'FA 대박'을 예측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의지는 전반기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묻자 "60~70점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유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최종 평가는 시즌이 완전히 끝난 후에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전반기 성적에 만족해서도 안된다.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결론을 뒤로 미뤘다.

물론 소속팀인 두산 역시 현재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015~2016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었던 두산은 지난해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치고,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패하며 준우승의 눈물을 삼켰다. 특히나 양의지 개인적으로도 치명적인 수비 실수 등으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은 한국시리즈다.

그래서 양의지는 올해 가을을 더더욱 기다리고 있다. 벼르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양의지는 "지금 팀 분위기는 당연히 좋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처럼 1등으로 마쳐야 한다. 마무리가 좋아야 그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잔부상이 없는 선수가 어딨겠나.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체력 조절을 해주신다. 이제는 내가 아프면 팀에 미안한 상황이다. 끝까지 아프지 않고 완벽한 마무리를 하고싶다"며 후반기를 앞둔 각오를 다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