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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실책 못줄이면 후반기 반등도 없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행, 여러 요인이 지목됐다.

그 중 하나는 '수비 안정'이었다. 지난해 롯데는 총 86개의 실책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안정, 불펜 강화, 상-하위 타선 폭발에 이은 득점권 타율 상승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상대팀들의 도전을 떨쳐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가을야구의 추억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 롯데의 수비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전반기에만 76개의 실책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61개의 실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15개나 늘어난 숫자다.

실책 숫자에서 올 시즌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7연패를 당한 지난 3월에는 경기당 평균 1개에 가까운 6개의 실책을 범했다. 반등에 성공한 4월 18개로 수비는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5월(26개)과 6월(21개) 실책이 쏟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중위권 수성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록도 실책의 무게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팀타율 4위(2할8푼7리), 팀득점 공동 5위(480점), 경기당 득점 생산 4위(5.75점)로 공격력은 중위권 수준이나 팀 방어율 8위(5.35), 팀실점 3위(511점), 역전패 1위(28패)다. 안정을 못찾는 마운드의 문제도 있지만 잘 던지는 투수들을 뒷받침하는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수를 헌납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두 번이나 역전패를 당하고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했던 지난 10~12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이 대표적이다.

결국 롯데가 후반기 승수를 쌓기 위해선 수비 집중력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물망 수비를 통해 실점을 최소화 하는 노력이 보태진다면 마운드 불안이라는 또다른 숙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지난해 흐름도 그랬다. 전반기에 다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후반기 58경기서 25개의 실책에 그치면서 대반전의 밑바닥을 다졌다. 건실한 수비는 마운드에 서는 투수들에게 신뢰감을 키웠고, 이는 자신 있는 투구로 연결됐다.

아무리 잘 치고, 잘 던져도 잘 막지 못하면 모든게 허사다. 반전을 바라는 롯데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