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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최원태, 후반기 다승왕 경쟁 가능할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를 이끈 사실상의 에이스는 최원태였다.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18번의 선발 임무를 모두 완수했고, 여기서 11승(6패)을 따내 팀내 최다승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3.77)은 팀내 2위다. 리그 전체로 봐도 최원태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다승 부문 공동 2위이자 토종 투수 중 1위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커리어하이 승수를 이미 전반기에 다 채웠다.

그런데 이런 최원태에 관해 듣고 나면 '어, 정말?' 하게 되는 사실이 있다. 그가 이제 겨우 만 21세 밖에 되지 않은 프로 입단 3년차 투수라는 것. 워낙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뿜어내는 대다가 얼굴 표정도 잘 변하지 않는 덕분에 완숙미와 노련함이 풀풀 풍기지만, 사실은 어린 투수다. 따지고 보면 이제 본격적으로 프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풋내기' 급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21살 최원태는 마치 기량이 정점에 오른 31살 투수처럼 던지고 있다.

실제로 3년차 최원태의 기록은 내로라 하는 당대 최고의 토종 투수들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올해 다소 부진하지만, 자타공인 리그 최강 좌완에이스 양현종은 입단 3년차인 2009년에 12승(5패)으로 처음 선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입단 첫 해와 2년차 때는 합산 승수가 1승에 불과했다. 장원준(두산)이나 윤성환(삼성) 차우찬(LG) 등 최근 수 년 사이 대형 FA계약으로 잭팟을 터트린 토종 투수들의 1~3년차 성적을 따져보면 최원태가 지금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최원태가 후반기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어쩌면 현재 후랭코프(두산)가 이끌고 있는 다승 레이스에서 흥미로운 도전자가 될 수도 있다. 후랭코프와 최원태의 차이가 2승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격차다.

게다가 후반기 팀 타선의 도움을 더 기대해볼 수도 있다. 이정후의 복귀로 인해 팀 타선이 조금 더 탄탄해지는 데다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나서기 위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 넥센 장정석 감독은 "전반기는 힘든 와중에서도 선수들이 분발해줘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것 같다. 이제 후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싸움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전력을 집중할 것이 유력하다. 이런 이유로 가장 확실한 선발 카드인 최원태가 나설 때 전력을 쏟아 붓게 될 가능성이 크다.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조금 더 받는다면 최원태가 다승 타이틀에 이름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 21살 투수는 과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