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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꺾은 추격의지, 실수로 자멸한 롯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선 금기다. 작은 실수 하나가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넘어 승패를 바꾸기도 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12일 포항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덜미를 잡힌 것도 '작은 실수'에서 비롯됐다. 경기 내내 이어진 실수들이 결국 포항 원정 3연패의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1회말 수비부터 실수가 나왔다. 2사 1루에서 다린 러프가 친 땅볼 타구를 유격수 문규현이 놓쳤다. 이 실책은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헌곤의 우전 적시타로 첫 실점으로 연결됐다.

롯데가 3-4로 뒤지던 5회말. 이번에는 2루수 앤디 번즈가 두 번이나 실책성 플레이를 했다. 번즈는 1사 2, 3루에서 삼성 박한이가 친 2루수 앞 땅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뿌렸다. 하지만 번즈의 송구는 홈플레이트를 한참 벗어나 안중열의 미트에 꽂혔고, 이원석은 슬라이딩 홈인, 득점을 만들었다. 번즈는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박한이의 도루에 2루 커버를 시도했으나, 안중열의 송구를 잡고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실수를 범한 번즈나 더그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조원우 롯데 감독 모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후속 범타로 위기가 추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3-6으로 점수차가 벌어진 6회말엔 투수들이 폭투 2개로 실점을 헌납했다. 2루타를 치고 나간 삼성 박해민은 롯데 구원 투수 고효준의 폭투 때 3루를 밟았고, 마운드를 이어 받은 장시환이 또다시 범한 폭투 상황에서 홈까지 밟았다. 3-8로 뒤지던 9회초 2사 1, 3루에서 이대호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뒤였다.

롯데는 이날 실책 1개를 더 보태 팀 실책이 총 76개가 됐다. 10팀 중 1위, 경기당 평균 실책이 0.88개다. 선발 투수가 잘 던지고 막아도 실수로 점수를 내주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컨디션 관리 뿐만 아니라 실전 집중력도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반기 최종전에서 롯데는 반전을 노렸지만 후반기를 앞두고 불안감만 더 키웠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