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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넥센 타순조정 효과, 샘슨압박작전 통했다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타순을 크게 손봤다"고 했다. 장 감독은 "키버스 샘슨이 우리를 상대로는 큰 재미를 못 봤다. 대전에 강한 선수, 샘슨에 강한 선수를 전면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번-지명타자 고종욱을 언급했다.

넥센은 독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 전날(10일) 넥센은 선발 한현희의 7이닝 1실점 호투가 무위에 그치는 것을 목격해야만 했다. 한화 선발 윤규진(7이닝 1실점)의 호투에 밀렸고,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졌다. 산발 6안타로 1대4 역전패를 당했다. 장 감독은 "오늘처럼 에이스끼리의 팽팽한 경기는 큰 것 한방이 나와야 경기를 흔들 수 있다"고 했다.

11일 넥센은 최원태, 한화는 샘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둘은 최근 페이스가 가장 좋은 투수들.

넥센의 전략은 적중했다. 넥센은 4회 타자일순하며 무려 9득점, 승패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장 감독의 공언대로 고종욱은 2회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고, 이후에도 넥센 타선은 전날 패배를 분풀이하듯 대폭발을 했다. 한화가 자랑하던 에이스 샘슨은 4번째 만남에서도 '히어로즈 포비아'를 넘지 못했다. 샘슨은 전날까지 넥센전에 3차례 등판해 한번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매번 경기 초반에 무너졌다.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22. 본인의 시즌 평균자책점(3.88)과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샘슨은 최근 6경기에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 2.70의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좋은 흐름에서도 넥센을 만나자 제구는 흔들렸고,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이날 4회 1사까지 6안타(3홈런), 9실점(7자책)했다. 2회 고종욱에게 솔로포, 이후 볼넷, 8번 임병욱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3회에는 샘슨의 단짝 포수 지성준이 포일로 1점을 헌납했고, 4회에는 김태균의 치명적인 1루 수비실책까지 겹치며 더 큰 파도를 몰고 왔다. 김규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김하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내준 뒤 강판됐다.

고종욱은 이전에 샘슨을 상대로 타율 5할(2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1번으로 기용한 김혜성 역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김하성은 출루한 뒤 여러 차례 뛸듯 말듯 스킵 동작으로 샘슨의 심기를 건드렸다. 샘슨은 최근 넥센전에 강한 투수들을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이상하게 넥센만 만나면 꼬인다. 이날 역시 최고구속은 154km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중요 순간마다 변화구를 고집하다 집중타를 맞기도 했다. 샘슨이 무너지자 한화 마운드는 급속도로 붕괴됐다. 넥센은 22대8 대승을 거뒀다. 22점은 올 시즌 KBO리그 한경기 팀 최다득점이자, 넥센의 팀 역대 한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종전은 19점)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