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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허스토리'의 진정성, '아캔스' 잇는 신드롬 일으킬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휴먼 실화 영화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가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10명의 원고단과 13명의 변호인이 시모노세키(하관)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를 상대로 23번의 재판을 진행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91년 8월 14일 국내 거주자 최초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실명으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인터뷰를 본 뒤 큰 울림을 경험한 민규동 감독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하고 꾸준히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건을 공부하던 중 발견한 관부 재판 스토리를 담은 것.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지만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6월 극장가를 통해 관객에게 알릴 예정. 민규동 감독이 10년간 공들여 만든 인생 최고의 역작, 마스터피스다.

민규동 감독은 '허스토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과거의 참상을 영화로 표현하기보다는 지옥 같은 곳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뒤 고국으로 돌아와 살면서 겪는 남모를 아픔과 고충, 이웃들의 차가운 시선 등 살아남은 자들의 애환을 담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은 무모한 도전으로 여겼던 일본 정부와 왜 하필 맞서야만 했는지, 또 이들을 돕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나의 어머니, 나의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두 팔을 걷고 나서야만 했는지 전해지는데, 이러한 '허스토리'의 전개 방식이 신파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보는 이들에게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전해 눈길을 끈다.

이러한 '허스토리'의 진정성은 앞서 지난해 9월, '국민배우' 나문희의 명연기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그려내 328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다루는데 그쳤던 기존의 위안부 피해자 소재 영화와 달리 직접적인 묘사를 최대한 줄이고 좀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풀어 남녀노소 모든 관객에게 공감을 얻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직접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아도 영화에 담긴 진정성과 진심이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다. '허스토리' 역시 '아이 캔 스피크'와 연장 선상의 행보로 관객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전망이다.

이런 '허스토리'의 진정성은 일단 언론과 평단을 사로잡은 데 이어 실존 인물까지 만족감을 갖게 하며 의미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6년간 관부 재판을 이끈 원고단 단장이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김문숙 회장이 최근 부산에서 열린 '허스토리'의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이후 민규동 감독과 만남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는 후문. '허스토리'의 진정성이 통한 순간이다.

이제 남은 건 오는 27일 만날 관객들. 지난해 MSG 없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극장가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 '아이 캔 스피크'에 이어 '허스토리' 또한 이러한 여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허스토리'는 역사상 단 한 번, 일본 재판부를 발칵 뒤흔들었던 관부 재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김준한, 이유영, 이지하 등이 가세했고 '간신' '내 아내의 모든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