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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삼성 러프, 실책을 역전홈런으로 되갚았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뼈아픈 실책을 결승타로 되갚으며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러프는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 초반 치명적인 실책을 했다. 4월 1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70일 만에 선발로 돌아온 고졸 신인 양창섭이 2회초 박정권에게 선제 스리런 홈런을 맞은 뒤였다. 홈런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양창섭은 또 다시 다음 타자 김강민에게 초구에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타석에는 SK 9번 타자 나주환이 들어섰다. SK는 경기 초반 안정적으로 점수차를 벌리려는 듯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 작전을 썼다. 나주환이 번트를 잘 댔고, 타구는 양창섭의 앞으로 굴러왔다. 이를 잡은 양창섭은 1루로 송구했다. 아웃카운트라도 하나 잡으려는 선택. 송구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루수 러프가 베이스에서 발을 떼지 않고 팔만 뻗어 잡을 정도는 됐다.

그런데 러프가 이걸 잡지 못했다. 글러브 끝에 맞고 타구가 떨어지면서 나주환이 1루에서 살았고, 그 사이 김강민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러프의 실책으로 점수가 4-0으로 벌어졌다.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러프는 이 같은 자신의 실수를 타석에서의 맹타로 만회했다. 경기 후반 결정적 순간에서 4번 타자 역할을 해냈다. 우선 1-4로 뒤지던 7회초. SK 선발 산체스를 상대한 러프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3루타를 날렸다. 올 시즌 러프의 2번째 3루타였다.

이후 러프는 이원석의 내야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해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를 이끌어냈다. 공격적인 슬라이딩이 돋보인 순간. SK 벤치는 이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SK 힐만 감독은 항의를 계속 이어갔고, 결국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날 경기의 주요 변수가 된 순간이다.

러프의 활약은 다음 회에도 이어졌다. 구자욱의 동점타로 4-4가 된 이후 1사 1루에서 타석에 나온 러프는 SK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좌중간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자신의 시즌 15호 홈런이었고, 이게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한 러프는 "사실 2회 때 실수가 계속 의식됐다. 그 실수를 빨리 잊고 타석에서 만회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타점)기회가 왔을 때 그걸 살리기 위한 타격을 했다. 특히 8회 결승 홈런은 뒤 타자에게 찬스를 연결하려고 친 것이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