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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매치업]PK로 엇갈린 메시-모드리치, 이 경기 잡아야 죽음의 조 넘는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자타공인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하늘색 유니폼(아르헨티나의 상징)만 입으면 부진하다'는 메시에 대한 비판은 워낙 높은 기대치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데 따른 상대적 폄하다. 실제 메시는 64골로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대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모드리치 역시 '올해의 크로아티아 선수상'만 6번을 수상하며 '또 다른 레전드' 다보르 수케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에게 월드컵은 '한'이다. 바르셀로나 소속의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모드리치는 클럽 레벨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달성했다. 하지만 월드컵 앞에서는 작아졌다. 메시는 4번의 월드컵에 나서 단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모드리치 역시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절치부심한 이들, 하지만 첫 판은 희비가 엇갈렸다.

▶페널티킥, 한명은 울고 한명은 웃었다

메시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변의 팀' 아이슬란드를 만났다. 벼르고 별렀던 무대다.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월드컵 우승을 위해 복귀를 택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이날도 혼자만 날았다.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볼을 잡을때만 번쩍였다. 4년 전, 혼자 힘으로 팀을 끌었지만, 메시도 나이를 먹었다. 기동력이 떨어진 메시는 경기 전체를 관여할 힘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후반 18분 페널티킥 실축이 결정적이었다. 메시 답지 않은 실축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결국 아이슬란드와 1대1로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모드리치는 17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복병' 나이지리아를 상대했다. 첫 경기 승리가 중요했다. 크로아티아는 매 메이저대회마다 첫 경기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토너먼트 문턱에서 좌절했다. 크로아티아는 수비를 탄탄히 하며 빠른 역습으로 나이지리아를 괴롭혔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32분 나이지리아 예테보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26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키커는 모드리치. 모드리치는 이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팀에 2대0 승리를 안겼다. 안정되게 경기를 조율한 모드리치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죽음의 조 통과의 분수령

아르헨티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아이슬란드전 무승부로 16강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첫 승리를 챙긴 크로아티아도 아직 장담하기는 이르다. 그래서 22일 오전 3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맞대결 결과가 중요하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D조 탈출이 유력해진다.

역시 승부의 향방은 메시와 모드리치가 쥐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무조건 메시를 막아야 한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공격의 시작이자 끝이다. 아이슬란드의 무승부는 메시를 어느 정도 봉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즐랏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메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달리치 감독은 "앞으로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가 나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라키티치가 메시를 잡는 방법을 조언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시를 직접 막아본 모드리치와 코바시치와도 함께 앉아서 메시를 상대하는 법을 고민할 예정"이라며 "두 선수는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시도한 메시 봉쇄법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도 모드리치를 막아야 한다.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모드리치를 막으면 확실히 크로아티아의 공격이 반감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