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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만나면 작아지는 롯데, '강민호 징크스'까지 탄생

상위권으로 가기 위한 길은 '스윕'만 있는 게 아니다. 3연전 중 2경기를 가져가는 '위닝시리즈'만 거듭해도 5할 이상의 승률을 충분히 거둘 수 있다.

지난해 가을야구를 맛본 롯데 자이언츠. 후반기 대약진 뒤에는 '위닝시리즈 행진'이 있었다. 2017시즌 롯데는 9개 구단과의 상대전적 중 7개팀에게 우위를 보였다. '유이'하게 밀렸던 게 KIA 타이거즈(7승9패)와 삼성 라이온즈(7승1무8패)였다. 지난해 우승팀 KIA의 힘에 밀린 점은 수긍이 되지만 9위 삼성에 열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삼성이 지난해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은 롯데, 한화 이글스(9승1무6패) 두 팀 뿐이다.

삼성은 올해도 '롯데 킬러'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4월 17~19일 사직 롯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맞대결 전 주에 롯데는 3승1패, 삼성은 1승5패를 했다. 하지만 삼성은 3경기에서 24점을 뽑아내면서 '천적의 힘'을 과시했다.

22~24일 삼성의 안방인 대구로 원정에 나선 롯데. 걱정이 컸다. 지난해 삼성전 원정 성적은 3승5패(대구 2승3패·포항 1승2패)로 열세였다. 원정만 가면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대구에만 오면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두산을 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롯데의 힘이 좀 더 우세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에도 천적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 삼성은 롯데를 상대로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두면서 대구팬들을 열광시켰다. 22일에는 0-4로 뒤지던 승부를 7, 8회 각각 5점씩 뽑아내며 10대4로 뒤집었다. 6회까지 선전하던 롯데는 7회부터 실책을 남발하면서 자멸했다. 시즌 첫 만원 관중을 기록한 대구구장에 함성이 메아리쳤다.

23일 롯데전도 똑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삼성은 2-4로 뒤지던 5회말 4점을 얻으면서 또 한 번의 역전승을 거뒀다. 하루 전 실책쇼를 만회하기 위해 롯데 수비진이 안간힘을 썼지만, 삼성의 방망이를 극복하진 못했다.

'강민호 징크스'도 새롭게 탄생했다. 지난해까지 롯데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강민호는 22일 3-4로 뒤지던 7회말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23일에도 3-4이던 5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해 친정팀을 울렸다. 롯데에겐 안그래도 골치 아픈 삼성전이 더 껄끄러워졌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