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30)의 선택은 터키리그 복귀였다. 행선지는 터키 여자리그 최다우승팀 에자즈바쉬다.
김연경은 20일 에자즈바쉬와 두 시즌간 계약했다. 에자즈바쉬는 담당장 날란 우랄을 19일 한국으로 파견해 김연경 일정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냈다.
김연경은 에이전트사인 인스포코리아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명문 클럽인 에자즈바쉬에서 뛰게 돼 기쁘다. 에자즈바쉬는 나에게 적극적인 제안을 해왔고 이미 좋은 팀으로 구성돼 있다. 나에게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 최고의 스태프들이 있으며 클럽의 구성이 좋아 운동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좋은 터키 선수들이 많아 로테이션을 활용해 컨디션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의 선택은 왜 터키리그 복귀와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가 아닌 에자즈바쉬였을까.
금전적으로는 중국 상하이가 더 높은 금액을 불렀다. 상하이는 지난 시즌 김연경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상하이는 2000~2001시즌 이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세 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연경의 비중은 팀 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연경은 돈보다 명예를 택했다. 최고의 전성기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커리어를 쌓길 원했다. 그 무대는 유럽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몰려있는 터키가 제 격이었다.
특히 중국 최고의 여자선수인 주팅이 터키 바크프방크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연경도 한국 여자배구의 자존심과 '배구여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에자즈바쉬를 택했다.
자존심이 다소 상한 면도 배제할 수 없었다. 김연경은 불과 한 시즌 만에 대륙을 반하게 만들었다. 사실 김연경이 상하이에 입단했을 당시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심했던 민감한 시기였다. 때문에 일부 팬들로부터 환대받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중국으로 건너가기 전 7년간 생활한 페네르바체도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김연경의 마음을 다시 흔들었다. 그러나 김연경은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임금체불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의 2016~2017시즌 연봉 중 일부를 아직도 지급하지 않았다. 페네르바체는 아직 새로운 메인 스폰서를 잡지 못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이 페네르바체행을 꺼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