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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 줌人]유태오·전종서, 칸으로 발굴한 韓영화의 미래

[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이창동 감독의 8년만 신작 '버닝'으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기대케 했던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 비록 기대와 달리 한국 영화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시상식 이었다.

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만바키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앞서 칸 공식 데일리 매거진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역대 칸 영화제 역사상 최고 평점인 3.9점(4점 만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유니온시네마, ICS필름 등 유력 영화 전문지로부터 최고점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폐막식에서는 황금 종려상을 포함한 모든 부문 무관으로 끝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영화는 제63회 칸영화제에서 '시'(10, 이창동 감독)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후 8년째 수상에 실패했지만 이번 칸 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 주인공은 생애 첫 영화 '버닝'으로 칸 레드카펫 까지 밟게 된 전종서와 긴 무명 생활을 딛고 러시아 영화 '레토'(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유태오다.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으로 제작단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버닝'. 앞서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 등의 작품을 통해 현재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인 설경구, 문소리 등 굵직한 배우들을 발굴해 낸 바 있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의 여주인공을 맡은 신인 배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많은 신예들이 오디션을 봤고 전종서는 그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전종서가 '버닝'의 해미 역을 따내게 됐다. 필모그라피, 연기 경력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신인 중인 신인인 전종서의 캐스팅의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전종서는 연기로 보여줬다. 밝아보이면서도 삶의 의미를 끝없이 갈구하는 공허한 내면을 가진 청춘의 모습을 완벽히 연기했다.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지닌 스타 배우 유아인과 할리우드 스타 스티븐연 사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극중 전종서가 노을을 바라보고 춤을 추는 장면은 마스터피스로 꼽히는 '버닝'의 마스터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한국 영화가 아닌 러시아 영화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배우 유태오. 데뷔 15년차 무명 배우였던 유태오는 이번 영화제에서 '러시아의 박찬욱'이라고 불리는 거장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레토'로 생애 첫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는 무려 2000: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돼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고려인 3세 출신 록스타 빅토르 최 역을 맡았다. 지난 9일 공식 상영회 이후 외신들은 그가 빅토르 최의 영혼까지도 스크린에 고스란히 살려냈다고 주목했고 그의 수상 가능성까지 점쳤다. 특히 유력 외신 매체 버라이어티는 레토' 속 유태오에 대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추진력 있게 빅토르 최를 구현해 나가며 어떻게 그가 수많은 추종자를 이끄는 러시아 음악의 상징이 되었는지, 초기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극찬했다.

한편, 제71회 칸영화제는 8일부터 19일까지 12일간 프랑스 남부의 칸에서 펼쳐졌다. 올해 한국영화는 '버닝'(이창동 감독)이 경쟁부문으로, '공작'(윤종빈 감독)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초청됐다.

smlee0326@sportschosun.com,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