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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국민청원#2차사과#성형…한예슬, 의료사고 폭로로 벌어진 일(종합)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한예슬의 의료사고 폭로가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한예슬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은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매일 치료를 다니는 내 마음은 한없이 무너진다. 솔직히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진 않다"며 상처 자국이 남은 옆구리 사진을 공개했다. 한예슬의 폭로 이후 차병원과 집도의였던 이지현 교수는 의료 과실을 인정,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한예슬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23일 또 한번 SNS를 통해 상처 근황을 공개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끔찍한 흉터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함께 공감하고 분노했다. 이에 차병원 측은 다시 한번 공식 사과하는 한편 철저한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차병원 측은 "한예슬의 지방종 수술 과정에서의 실수로 이런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 상처가 조속히 치료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만을 기초로 판단한다면 성형외과적 치료를 통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매우 심각해보이기 때문에 한예슬이 받을 심적 고통이 몹시 클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며 그 점에서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정교한 성형외과적 봉합기술을 적용해 현재 드러난 상처부위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의 조언이다. 한예슬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물론 차병원의 사과는 반쪽 사과에 가깝다. 사진을 기초로 판단해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한 일이고, 실제 완치가 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더욱이 연예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여자로서 큰 상처를 입게 된 것 자체가 문제인데, '일반인의 관점에서 심각해보이는 상처'라는 등의 책임회피성 답을 내놓은 것은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도 어렵다. 신체적 상처가 봉합된다고 해도 환자 본인이 감수해야 할 심적 고통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데, 이는 고려하지 않은 대처다. 어쨌든 그나마 보상과 추후 치료를 약속했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한다는 게 현 주소다.

이에 대중도 함께 분개하며 움직이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10여 건에 달하는 한예슬 의료사고 관련 청원이 등장했다. '한예슬의 의료사고를 철저히 조사해달라'며 의료 서비스 제공 행태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이도 있고, 의료사고 대처방안 수립 및 의료법 개정을 촉구하고 의료사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예슬의 의료사고 폭로로 자신의 가족이 입은 의료사고에 대한 청원을 진행하는 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배우로서 끔찍한 상처를 공개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용기있는 행동이 사회적인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의료사고는 사실 피해 보상을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은 불행이다. 의료사고를 당해도 피해사실을 호소할 수 있는 구제 기구조차 변변치 않다. 한국의료분쟁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면 결국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소송을 할 때는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고, 병원 측은 대부분 무혐의를 주장하며 되려 피해자를 고소하는 등 뻔뻔한 대처로 일관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받는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통계상으로 봐도 의료소송 승소율이 20%대에 달한다고 하지만, 완전 승소율은 1~2%대에 그친다. 이런 불합리에 지쳐 고통받는 서민들이 한예슬의 의료사고 폭로로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나고 있다.

한예슬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사회적 부조리함을 바꾸는 단초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