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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중징계 이유는 뭐고, 미일 사례는 어땠을까

"사안이 무겁고 스포츠정신을 크게 훼손했다."

경기 중 '사인 커닝 페이퍼'를 더그아웃 통로에 부착해 논란을 일으켜 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LG 트윈스가 중징계를 받았다.

KBO는 2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 18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구종별 사인이 적힌 종이를 더그아웃 옆 통로에 게시해 논란이 된 LG 구단에 대해 심의했다.

상벌위원회는 KBO 리그 규정 제26조 2항에 명기된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 전달 금지'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LG 구단에 벌금 2000만원을 부과하고 양상문 단장에게도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했다.

또한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나 경기장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관리에 책임이 있는 류중일 감독에게 제재금 1000만원과 1,3루 주루코치인 한혁수, 유지현 코치에게도 제재금 1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최원현 KBO 상벌위원회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미국과 일본 사례도 들여다봤다. LG 구단 관계자가 와서 설명을 했는데, 무엇보다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전례가 없는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위원회 위원들 모두 사안의 엄중함에 따른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이 일치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책임자인 류 감독에 취해진 1000만원은 감독 제재금으로서는 역대 최고액이다. 그만큼 현장의 책임이 크다는 의미다.

이번 LG 사태와 비슷한 해외 사례를 보면 이렇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2010년 불펜 코치가 쌍안경으로 그라운드를 보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수 차례 잡혀 상대팀 사인을 훔쳤다는 지적을 받고 구단 경고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 영상 분석관이 더그아웃의 트레이너와 코치에게 포수 사인 등의 정보를 스마트워치를 통해 전달하다 적발돼 벌금을 부과받았다.

일본은 미국보다 더욱 무겁게 처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긴테쓰 버팔로스 전력분석원이 경기 중 포수 뒷편 본부석에서 덕아웃에 사인을 전달해 구단 단장이 직무정지 7일, 해당 전력분석관은 직무정지 30일의 중징계를 받았다.

앞서 1998년에는 다이에 호크스 구단 직원이 TV 모니터로 상대 포수 사인을 확인해 무선으로 전광판쪽 아르바이트생에 전달하고, 아르바이트생이 메가폰의 방향을 통해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줬다는 의혹을 받아 퍼시픽리그 특별위원회 조사를 거쳐 구단 사장에게 계고(戒告·일종의 경고)와 직무정지 6개월, 구단 단장에게 직무정지 1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