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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단 창단의 배경과 의미는?

한화생명이 금융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e스포츠에 뛰어들었다.

한화생명은 16일 '리그 오브 레전드'팀인 락스 타이거즈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인수, 한화생명 e스포츠단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이 e스포츠에 투자를 하는 것은 지난 2013년 진에어가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한 이후 5년만이다. 게다가 금융회사 가운데선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삼성이 KSV에 e스포츠팀을 매각하면서 다소 힘이 빠졌던 국내 e스포츠 업계로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라 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절정을 이루던 2000년대 중후반까지였다. 당시 신한은행이 팀 창단을 고려하다가 스타리그와 프로리그를 후원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했고, 하나은행은 2007년 당시 이윤열이 활동하던 팬택엔큐리텔(이후 위메이드 폭스) 인수전에 뛰어들어 팀명과 유니폼까지 만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게임사 위메이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창단을 접은 바 있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승부조작과 저작권 파동 등을 겪으며 급격하게 인기가 쇠퇴하면서 2010년대 초반에는 도리어 '해체 러시'가 이어지기도 했다.

2012년부터 국내에 본격 등장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가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그대로 대체하면서 다시 e스포츠의 열기가 지펴졌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이자 서비스사인 라이엇게임즈가 e스포츠를 마케팅 수단이 아닌 하나의 중요한 사업 콘텐츠로 삼고 투자를 하면서 글로벌 e스포츠로서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지게 됐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이어 국내 2위의 생명보험 회사로, 온라인과 모바일 판매망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과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e스포츠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접점을 마련하게 됐다. 2000년대 중후반 신한은행도 다소 올드하고 무거운 금융회사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e스포츠에 적극 투자했고, e스포츠 관련 금융 상품도 만들면서 젊은층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 이글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대전의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네이밍 스폰서 하면서 간접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번에 e스포츠단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가동하게 됐다.

한화생명은 고객과 함께 하는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선수단과 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팬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선수들에게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은 물론 선수 개인의 소양과 복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정해승 단장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e스포츠가 새로운 주류 문화로 성장하고 있는만큼, 창단을 통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삶에 생동감을 더하는 한화생명만의 '라이프 플러스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 e스포츠 구단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e스포츠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e스포츠단은 오는 하반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