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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나와! '가스파리니 39득점' 대한항공 한 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

대한항공이 두 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창단 첫 챔프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PO) 원정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3-25, 25-20, 25-21, 32-30)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PO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역대 다섯 번째 챔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이어 1986년 창단 이후 첫 챔프전 우승에 도전할 수 기회를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은 오는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질 V리그 챔프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맞붙는다.

대한항공은 8%의 기적을 잡았다. 역대 남자부 PO 1차전 승리팀 챔프전 진출 확률은 92%였다.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챔프전행에 성공한 건 딱 한 차례밖에 없었다.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에 패한 뒤 2연승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이날 주포 미차 가스파리니는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39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베테랑 레프트' 곽승석은 고비마다 재치있는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팀 승리의 감초 역할을 했다. 정지석도 서브 에이스 1개와 블로킹 3개로 1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1세트를 먼저 따냈던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리시브가 불안해지면서 세트 초반 앞서가다가도 대한항공에 자주 역전을 내주고 세트까지 잃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 불균형도 심했다. 주포 타이스에게 공격이 몰리면서 위기에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양팀 사령탑의 필승의지는 남달랐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범실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예민한 부분이다. 범실을 없애기 위해 강도를 줄이면 상대가 편해진다. 반면 강도를 높이면 범실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따지면 우리가 유리할 것이다. 우리는 정규리그 때 끈기 있게 해왔다. 5세트 경기도 많이 했고 버티는 힘이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박 감독의 3차전 승리 예상에 대해 "그건 박 감독님의 생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차전에 졌다고 큰 부담은 없다. 타이스와 박철우가 잘해주고 리시브만 안정된다면 충분히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뚜껑이 열렸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홈팀 삼성화재였다. 경기 초반 대한항공의 범실 속에 점수차를 벌리는 듯 했던 삼성화재는 상대의 탄탄한 조직력에 부딪혀 8-8 동점을 허용한 뒤 끌려갔다. 삼성화재는 10-11로 뒤진 상황에서 박철우가 첫 공격을 시도할 정도로 공격 불균형이 심했다. 이후 대한항공이 1세트를 따내는 듯 했다. 20-18로 앞선 상황에서 조재영의 서브 에이스에 이어 박철우의 공격을 정지석이 막아내면서 순식간에 3점차로 벌어졌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타이스가 약점인 서브로 계속해서 대한항공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22-22로 동점인 상황에서 타이스가 연속 서브에이스를 폭발시켜 반전을 이뤘다.

2세트는 대한항공이 가져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세트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2세트 초반 삼성화재가 앞서가다가 대한항공이 10-10인 상황에서 곽승석의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팽팽함이 깨진 건 14-14로 맞선 상황이었다. 가스파리니의 연속 백어택과 상대 범실을 묶어 3점차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삼성화재의 추격을 멈춰 세웠다.

3세트는 곽승석의 서브가 빛났다. 8-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5점을 따라가 동점을 만드는 발판이 됐다. 서브는 강하지 않았지만 코트 곳곳을 찌르며 삼성화재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또 20-19로 앞선 상황에서도 승기를 잡는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다. 이어 정지석의 공격 성공으로 3점차로 벌린 대한항공은 기세를 살려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대한항공은 상승세를 4세트에서도 이어갔다. 초반 3-7까지 뒤졌지만 차근차근 따라붙었다. 그리고 23-23으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가스파리니의 서브 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올렸지만 삼성화재의 블로킹에 가로막혀 듀스 접전을 허용했다. 이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대한항공은 31-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세터 황승빈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