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자서전 쓴 이승엽 '뿌듯하고 너무나 즐겁습니다'

21일 오후 늦게 이승엽(42)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을 올렸다.
자서전 얘기였다. 이승엽은 "쑥스럽지만 좋은 일이기에 알리고자 한다"면서 "(자신의) 첫 번째 자서전이 온라인 도서사이트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이승엽은 자서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승엽장학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 타자'라는 짐을 내려놓고 이제 KBO 홍보위원으로 은퇴 후 제2의 삶을 설계하는 이승엽에게 22일 전화로 "자서전 판매 소식을 너무 부끄러워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사실은 뿌듯하고 자서전이 출간돼 너무나 기분 좋다"는 속내가 돌아왔다.
'나.36.이승엽'은 이승엽 위원이 오랫동안 출간을 목표로 해 온 자서전의 제목이다.
이 위원은 30년 넘게 이어온 자신의 야구 인생을 '인생 수업'이라는 9가지 주제로 담담히 풀어냈다.



그간 한국 야구에 숱한 별들이 있었지만, 이 중에서 자서전을 쓴 사람은 박찬호(43) KBO 국제홍보위원과 이 위원 정도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로 코리안 특급으로 불린 박찬호와 '8회의 사나이', '아시아의 홈런왕', '국민 타자' 등 한국 야구사에 굵고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 이 위원이 낸 자서전은 한 분야의 독보적인 인물이 낸 책이라는 점에서 온 국민의 관심을 끈다.
이 위원은 "은퇴 무렵에 맞춰 자서전을 내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03년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인 홈런(56개)을 쳐 특급 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이미 이때부터 책을 내보자는 제의가 많았다고 한다. 이듬해 일본에 진출한 뒤에도 일본에서도 이승엽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하자는 유혹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 위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은퇴할 시점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시즌 초 일찌감치 "2017년이 현역 마지막"이라고 선언한 이 위원은 시즌 중반부터 자서전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은 "삼성 입단 후 백인천 감독님과의 만남, 한양대 진학과 삼성 입단을 둘러싼 프로와 아마추어의 갈등,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 일본 생활 이야기 등 야구를 하면서 접한 수많은 장면과 느낌 등을 자서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투수로 프로에 입단한 이승엽은 백 전 감독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해 그야말로 대(大)타자가 됐다.
일본프로야구 그 자체라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이승엽은 성공을 거두기도,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그는 "은퇴에 맞춰서 자서전이 나왔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래도 내 야구 인생을 정리한 첫 책이 나와 기분도 좋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 위원은 다음달 출범하는 이승엽야구장학재단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할 수 있도록 책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참이다.
이 위원은 "온라인 도서 판매사이트에서 예약판매로 책이 팔리는 중이고 오프라인 서점엔 일주일 후에 나온다"면서 "관심을 보이는 대형 서점과 야구장 사인회에 참석해 책을 홍보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 열심히 뛸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이 위원은 서울에 본거지를 두고 대구를 오가며 여러 자선행사에 참석한다. 자선 강연, 병원 방문 등 돈 한 푼 받지 않고 자신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이 위원은 "월급 받으면서 야구하던 시절이 정말 좋았다"고 호탕하게 웃은 뒤 "지금은 스케줄이 바빠 운동도 못 하는 '일반인'이 됐지만 좋은 일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실력과 겸손함을 겸비한 한국 야구 최고의 별은 "일반인이 된 뒤 저 많이 외향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책 냈다고 '홍보'하는 것도 이젠 부끄럽지 않습니다"라며 활짝 웃으며 야구장 밖 사회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응 중임을 알렸다.
cany99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