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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속에 부활한 가스파리니, 대한항공 비상의 열쇠다

대한항공의 해결사는 역시 가스파리니(34)였다.

가스파리니는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홀로 25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대1(25-18, 23-25, 25-18, 26-24) 승리를 견인했다. 가스파리니는 2세트 15-14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서브득점, 블로킹 3개 이상)을 작성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대3으로 패했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은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당초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우려가 깊었다. 가스파리니의 부진 때문이었다. 가스파리니는 1차전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18득점을 올렸지만 경기력이 저조했다. 당시 삼성화재의 타이스는 31득점을 기록했다. 가스파리니는 범실만 무려 11개를 했다. 공격 성공률은 31.82%에 불과했다. 59.18%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던 타이스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던 가스파리니였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차전 결과는 별로 안 좋았다. 그러나 그 동안 준비한 것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스파리니를 어떻게 회복하는지에 집중했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1차전보다 더 받는 것 같았다. 안정을 취해주고 보호막을 쳐주면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가스파리니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했다. 다른 대안은 없었다. 결국 가스파리니만이 대한항공을 살릴 수 있었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를 믿었다. 그는 "가스파리니에게 다른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컨디션 좋을 땐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라며 "큰 공격 뚫어낼 수 있는 선수가 가스파리니 뿐이다. 잘 될 거라 보고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박 감독의 신뢰 속에 가스파리니가 부활했다. 가스파리니는 1세트 초반 자신에게 올라오는 공을 모조리 상대 진영에 때려 넣었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를 포함, 순식간에 6득점을 올린 가스파리니를 앞세워 대한항공이 주도권을 쥐었다. 가스파리니는 1세트에서만 8득점을 기록했다. 2세트 들어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고비처마다 노련하게 연타를 섞으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가스파리니의 부활에 정지석, 곽승석, 진성태 등 국내선수들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대한항공은 '복수전'에 한 걸음 다가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최정상을 내줬다.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과 격돌한다. 복수의 순간을 위해 시즌 초반부터 체력, 컨디션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던 대한항공이다. 오래 기다린 만큼 간절하다. '비상의 꿈'을 위해선 삼성화재부터 넘어야 한다. 그 열쇠는 가스파리니가 쥐고 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20일)

▶남자부

대한항공(1승1패) 3-1 삼성화재(1승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