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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Live]장애인아이스하키, 伊잡고 패럴림픽 사상 첫銅 역사 썼다

'우썰탄', 투혼의 장애인아이스하키대표팀이 평창패럴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의 역사를 썼다.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낮 12시 강릉하키센터에서 펼쳐진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1996년생 신흥 골리 이재웅이 최후방에 섰다. 수비수 한민수, 조영재 공격수 정승환이 선발로 나섰다.

이탈리아와는 2009년 이후 총 16차례 맞붙어 7승9패를 기록했다. 2016년 일본 나가노 4개국 챔피언십에서 4대3으로 승리한 후 이후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1골 차로 석패했다. 2017년 토리노 4개국 대회에서 2대3, 1대2로 패했고, 2017년 강릉세계선수권에서 2대3으로 패했다. 그러나 불과 3달전인 지난해 12월 캐나다월드슬레지하키챌린지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정승환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5골을 터뜨렸었다.

1피리어드에서 한국은 강력한 공세로 나섰다. 1피리어드 5분 53초 '로켓맨' 정승환의 질주가 시작됐다. 2명의 수비수를 뚫고 질주하는 정승환을 막아서던 수비수 지안루이지 로사가 2분 퇴장 페널티를 받았다. 이주승, 이용민의 날선 슈팅이 골리에게 연거푸 막혔다. 0-0으로 마쳤지만, 페이스오프 66.6%, 유효슈팅 4개로 유효슈팅 2개의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2피리어드 초반 한국은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이탈리아의단독 역습상황, 캡틴 한민수가 노련하게 저지했다.

한민수와 눈빛이 통한 정승환이 질주했다. 6분도 채 지나지 않아 5개의 슈팅을 연거푸 날렸다. 정승환의 슈팅이 맞고 나오자 한민수가 다시 중거리 슈팅을 노렸다. 장동신, 김영성의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7분 47초를 남기고 로사의 슈팅을 이재웅이 잡아내자 전광판에는 '내가 제일 잘 막아'라는 자막이 떴다. 6분55초 남기고 정승환의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흘렀다.9분02초 김영성이 홀딩 파울로 페널티를 받았다. 쇼트핸디드 위기를 잘 넘어섰다. 유효슈팅 6대3으로 이탈리아를 압도했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0-0 팽팽한 상황에서 운명의 3피리어드를 맞았다. 시작과 동시에 정승환의 슈팅이 아쉽게 빗나갔다. 동메달을 염원하는 안방 관중들의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함성이 강릉링크에 뜨겁게 울려퍼졌다.

11분 42초, 이종경의 패스를 이어받은 정승환이 왼쪽 라인을 치고 달렸다. 골대 뒤로 돌아나와 필사적으로 밀어올린 정승환의 어시스트를 이어받은 장동신의 슈팅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종료 3분전 터진 극장골, 대한민국의 동메달을 결정지은 짜릿한 결승골이었다.

연세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척수장애인이었던 고(故) 이성근 감독이 1998년 일본으로부터 썰매를 기증받으며 장애인아이스하키를 도입한 지 20년만에 패럴림픽 메달의 역사를 썼다.

2000년 고 이 감독의 권유로 장애인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캡틴' 한민수와 이해만은 장애인아이스하키 1세대다. 19년째 썰매에 미쳐 살았던 이들에게 이날 경기는 고별전이었다. 변변한 전용링크 하나 없이 춘천, 인천, 경남을 떠돌고, 국내 실업팀(강원도청) 하나, 100명도 채 안되는 등록선수, 썰매를 향한 열정과 도전정신, 절실함 하나로 기적을 썼다. 동메달 직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소치올림픽 직전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정승환은 아버지 영전에 패럴림픽 메달을 바치겠다고 약속했었다. 베테랑 이종경은 14세 연하 신부에게 메달 프러포즈를 하기로 결심했었다. 이날 생일을 맞은 '1996년생 골리' 이재웅의 선방도 빛났다.

'우썰탄' 전사들이 평창에서 기적을 썼다. 몸이 부서져라 달리고 또 달렸다. 간절했던 메달의 약속을 지켰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