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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와 '김진현 차별행위 발견X, 조사 계속'

세레소 오사카 김진현을 향한 서포터스의 차별행위로 논란을 빚은 가시와가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가 14일 전했다.

가시와 구단 측은 13일 도쿄에서 열린 J리그 실행위원회에서 '가시와 서포터스가 김진현에게 했다는 차별행위에 관해 조사를 펼쳤으나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진현은 지난 10일 가시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J1(1부리그) 3라운드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34분 골킥을 준비하던 도중 갑자기 주심에게 '가시와 서포터스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했다'고 항의했다. 경기는 3분간 중단됐고 가시와 선수들이 서포터스에게 재발방지를 촉구한 뒤에야 속개됐다. 당시 가시와 서포터스는 김진현에게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찢는 제스쳐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비아시아권에서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인종차별 행위다.

가시와 측은 '세레소 오사카 구단과 함께 TV 중계 및 CCTV영상을 세세히 조사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장면을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진현은 경기 후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해당 행위를 한 서포터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다"며 "가시와 서포터스가 다양한 방법으로 집중력을 흐트리려고 하는 것은 그간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조사는) 경기감독관에게 맡길 일이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레소 오사카 사장도 "김진현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뛰었기 때문에 (일본 축구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그런데 오늘 꽤 화가 난 모습"이라고 말했다. 윤정환 세레소 오사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면서도 "(경기와 관계없는) 다른 일이 일어났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시와 구단 관계자는 "경기 후 중계화면, CCTV 등을 통해 확인했으나 해당 장면을 찾지 못했다"며 "조사 후 리그 사무국 측에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J리그 내 인종차별행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3월 사간도스전을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우라와 레즈 서포터스 소모임에서 'Japanese Only(일본인 전용)'이라는 걸개를 관중석 출입구 쪽에 걸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우라와에서 활약 중이었던 재일교포 귀화 선수인 리 다다나리(이충성)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J리그 측은 우라와 구단에 홈경기 무관중 징계 철퇴를 내렸다. 지난해에는 일본 대표출신인 모리와키 료타(우라와)가 가시마전에서 외국인 선수 레오 실바에게 손을 흔들며 '냄새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모리와키는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일본 내에서는 장기 경기침체로 우경화가 가속화된 청년 층의 제노포비아(이방인에 대한 혐오현상을 뜻하는 말)가 경기장 내 인종차별행위로 확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진현은 동국대를 졸업한 2009년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해 현재까지 활약 중이다. 지난해까지 세레소 오사카에서 통산 333경기를 뛰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14차례 A매치에 출전했으며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앞둔 신태용호에서 김승규(고베) 조현우(대구FC)와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