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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PD수첩' 김기덕, 영화보다 추악한 민낯 그리고 치졸한 변명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이야기가 담겼던 김기덕 감독의 작품들. 영화를 위한 '가상의 세계관'이기만 바랬던 그의 여성관은 그의 삶을 녹여낸 것이었다. 'PD수첩'을 통해 공개된 '거장 감독' 김기덕의 민낯은 추악하기 그지없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 감독 김기덕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증언이 공개됐다.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의 언어적 성희롱은 물론 육체적 성폭행까지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그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우 조재현에게도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겨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방송 안에서 궁색한 해명을 했던 김기덕 감독은 방송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7일 오전까지 침묵을 지키며 사실관계에 대한 어떠한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끔찍한 피해자의 증언

지난 2017년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 A씨는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당시 김 감독의 성관계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재현이 등을 떠밀어 김 감독의 방 앞까지 가게 됐다는 그는 방 안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지만 김기덕이 화를 냈고 이에 어쩔 수없이 방에 들어가자 김 감독이 성관계를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김 감독의 이야기 도중 바지를 벗거나 가슴을 꼬집는 행위를 일삼었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에게 이같이 끔찍한 일을 당한 건 A씨 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는 오디션에 참여한 후 김가독이 따로 만남을 요청했고 이후 2시간 동안 언어적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충격적인 증언을 한 이는 여배우 C씨였다. 그는 "김기덕 감독이 옷을 벗기려고 해 거부하다 옷이 찢어졌다. 저항했더니 따귀를 10대 때렸다"며 "합숙장소는 지옥이었다. 김기덕 감독과 주연배우인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가 하이에나 같았다. 겁탈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김 기덕 감독 뿐 아니라 김 감독의 페스로나인 배우 조재현, 그리고 그의 매니저까지 세 명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들었다는 이야기였다.

▶"호감 갖고 동의 하에" 김기덕 감독의 치졸한 해명과 침묵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PD수첩' 측은 입장을 듣기 위해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김기덕 감독은 이후 장문의 문자를 통해 "영화 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으며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관심으로 키스를 한 적도 없다.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고 동의하에 육체적 관계를 가진 적은 있다"며 성폭행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려던 조재현은 "조사 들어가면 말씀드리겠다. 사실과 다른 왜곡된 게 많다"며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PD수첩'이 김기덕 감독의 추악한 민낯에 대한 방송에 대한 예고를 내보낸 이후부터 방송이 종료된 후 지금까지 김 감독 측은 취재진의 연락을 모두 피하고 있다.

▶잔혹한 그의 영화, 그보다 더 끔직 했던 그의 만행

지난 1996년 데뷔작 '악어' 이후 '나쁜 남자'(2001), '해안선'(2002), '사마리아'(2004), '빈 집'(2004), '시간'(2006), '숨'(2007), '피에타'(2012), '뫼비우스'(2013), '일대일'(2014), '그물'(2016) 등의 작품을 선보여온 김기덕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이 됐다. 하지만 잔혹하고 끔찍한, 특히 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태도가 그대로 묻어나는 그의 작품에 대해 대중의 호불호는 분명했다. 이에 평소 그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김기덕 감독은 "진짜 내 인생과 영화 속 세계는 별개"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달 17일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으로 초청받은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내 삶은 그렇지 않다. 영화와 비교해 내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안전과 존중이다. 그런 태도로 영화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과연 그에게 '안전'과 '존중'의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되묻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