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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명장면]백지선 감독의 눈물, 그리고 원팀의 의미

위대한 도전의 마침표는 눈물이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대회 8강 플레이오프에서 2대5로 패했다. 세계 4위 핀란드를 맞아 라던스키와 안진휘가 연속골을 넣는 등 맹공을 펼쳤지만,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4전전패로 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올림픽을 향한 4년 간의 긴 여정도 마무리했다.

돌아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아이스하키의 변방 중 변방이었던 한국은 평창올림픽 출전 조차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성장하겠다'던 백지선호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귀화 선수, 토종 선수 할 것 없이 함께 '원바디'를 외친 결과였다. 올림픽에서도 체코, 스위스, 캐나다 등 그간 쳐다보지도 못했던 팀을 맞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목표로 한 8강에는 실패했지만, 백지선호의 도전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핀란드전 석패 후 함께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누비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백 감독의 눈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1m90이 넘는 거구의 눈물, 하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알기에 모두가 뭉클해진 순간이었다. 팬들에게 인사를 건낸 남자 대표팀은 이내 한참 눈물을 흘리던 백 감독 앞에 줄지어섰다. 백 감독과 선수단은 인사를 하기 위해 숙인 허리를 한참 동안 일으키지 못했다. 4년 간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서로를 향한 찬사였다. 일부 종목에서 불거진 '원팀' 논란으로 시끄럽던 이번 대회에서 볼 수 있었던 가장 '원팀'다운 장면이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