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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관객들 '성폭력자 공연 원치않는다' 미투 지지 집회

연극계 성폭력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관객들이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고백에 나선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공연계 성폭력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극·뮤지컬 관객 300여명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 인도에서 '연극뮤지컬관객 #위드유(WITH_YOU)' 집회를 열었다.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메운 참석자들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지지합니다', '관객은 성범죄자의 공연을 원치 않는다', '공연계 성폭력 아웃(OUT)'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집회에 참석한 조모(18.고등학생) 양은 "공연에 관심 있는 학생으로서 최근 사건들에 분노를 느끼며 나왔다"면서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모(24)씨는 "평소 공연을 좋아했지만 공연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는 사실이 억울하다"며 "이런 성폭력 가해자들이 공연에 올라올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피해자들 이름이 자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데 이번 파문이 가해자들의 잘못에 집중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고교생은 "제게 항상 힘이 되어주던 공연이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관습과 위계질서라는 성을 세워 그 안에서 자신의 추악한 악행을 정당화시키고 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 장르를 너무 사랑하고 위로받아서 전공까지 삼았다"고 자신을 소개한 관객은 "미미하게나마 그 범죄 기운을 느꼈음에도 원래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거라고, 이런 거 한번 겪어야 진정한 예술인 되는 거라며, 다들 겪는 건데 나만 유난 떠는 거라면서 입을 다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숨지도 않겠다, 절대 모른 척하지 않겠다"며 "그 썩은 뿌리 뽑힐 까지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집회는 일반 관객 3명이 트위터를 통해 추진하기 시작해 집회에 필요한 비용도 관객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마련하는 등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주최 측은 "용기 있게 제보해주신 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목적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어 "관객들은 성범죄자의 공연을 관람하고 싶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지지하고, 올바른 변화가 이뤄지도록 대중분들께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sj997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