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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컬링 여자]김은정 VS 후지사와, 한일전은 스킵 대결에서 끝난다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4인조) 경기 결승 진출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한일 양국은 23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격돌한다.

올림픽에 두번째 출전한 한국은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일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결의 열쇠는 양국 스킵(주장)들이 쥐고 있다. 한국 김은정(28)과 일본 후지사와 사츠키(27)의 대결로 압축된다. 지난 15일 예선 대결에선 후지사와가 먼저 웃었다. 당시 일본이 끌려가다 역전승했다. 1위로 예선을 통과한 한국(8승1패)은 유일하게 일본(5대7)에 졌다. 당시 한국은 9엔드 때 스킵 김은정의 결정적인 샷 미스로 실점하면서 역전당했고, 10엔드에서 만회하지 못했다.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의 서드 김경애는 "우리가 일본을 이기고 싶어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을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우리 선수들의 제 실력 발휘를 막은 것이다.

반면 일본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한국을 상대했다. 특히 일본 전력의 핵인 후지사와(스킵)는 귀여운 용모로 한국전 후 인지도가 놀랍게 올라갔다.

두 스킵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안경 선배'라는 국민 애칭이 생길 정도다. 경기 동안 빙면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잘 웃지 않는다. 늘 진지해보인다. 팀 동료이자 자신을 컬링으로 이끈 리드 김영미를 부르는 "영미야" 시리즈는 국민 유행어로 번져가고 있다.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환상적인 샷으로 수차례 팬들의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다. 이번 올림픽 9번의 예선에서 샷 성공률이 78%로 매우 높다. 10팀 스킵 중 2위에 올랐을 정도다. 그런데 김은정의 이번 대회 일본전 샷 성공률은 60%로 9경기 중 가장 낮았다. 반면 후지사와는 우리나라를 맞아 76%의 샷 성공률을 기록했다. 후지사와는 김은정 같은 강한 카리스마는 없다. 김은정 보다 빙판 위에선 훨씬 많이 웃는다. 팀 동료들에게도 큰 소리 보다는 작은 목소리로 주문한다.

컬링에서 스킵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스킵은 주로 마지막 스톤 2개를 릴리스할 때가 많다. 한마디로 리드, 세컨드, 서드 보다 어렵고 위험 부담이 큰 스톤을 던지게 된다. 따라서 스킵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김은정은 컬링을 시작 한 후 10년이 너었다. 침구 김영미에 이끌려 처음 컬링을 해 지금의 스킵으로 성장했다. 반면 후지사와는 6세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컬링 스톤을 잡았다. 컬링 경력만 놓고 보면 후지사와가 더 길다. 후지사와는 컬링 집안의 막내딸이라 어릴적부터 빙판이 익숙했다.

한국은 예선에서 보여준 흐름과 경기력에서 일본에 앞선다. 한국은 8승1패 예선 1위다. 반면 일본은 대회 초반 상승세가 후반부로 갈수록 식고 있다. 중국, 캐나다, 영국, 스위스에 졌다. 5승4패, 간발의 차이로 4위에 턱걸이해 한국(1위)과 라이벌전이 성사됐다.

한일전 같은 라이벌전은 기본 전력 이외의 변수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예선 맞대결에선 한국이 승리에 대한 부담을 갖고 싸웠다. 반면 일본은 시종일관 즐기다가 한국에 유일한 1패를 안겼다.

이번은 한국이 패배를 설욕할 차례다. 지는 쪽은 이 한 경기로 금메달과 멀어진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김은정 VS 후지사와 사츠키

28세=나이=27세

1m60=키=1m56

17세=컬링 시작=6세

스킵=포지션=스킵

78%(2위)=올림픽 예선 샷 성공률(포지션별)=73%(6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