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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켈레톤]과학이 만든 25인치 허벅지'+늘어난 보폭, 윤성빈은 그렇게 '아이언맨'이 됐다

눈깜짝할 0.001초를 다투는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승부, 동계 종목에서 스포츠 과학은 힘 그 자체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메달밭'으로 꼽히는 빙상종목 외에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사상 첫 메달이 기대되는 썰매 종목에도 집중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25·강원도청)의 이유 있는 올림픽 금메달 뒤엔 과학적 데이터가 숨어있다.

스켈레톤은 스타트의 몫이 절대적이다. 폭발적인 스퍼트가 필요한 만큼 썰매의 속도를 감당할 순발력, '난공불락' 하체의 근력이 절대적이다. 100m 달리기 기록과 서전트 점프 기록이 중요한 이유다.

윤성빈의 100m 기록은 2016년 11초64에서 2017년 11초06으로 0.58초를 줄었다. 15m 기록은 2016년 2.40초에서 2017년 2.14초로 0.26초 줄었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골대까지 뛰어오르는 서전트 점프 덕분에 윤성빈의 2016년 서전트 점프 기록은 1.07m에 달한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코칭스태프와 협업을 통해 선수들 각각에 맞는 체력 프로그램을 부여했다. 구강상피세포에서 DNA를 채취해 근육의 성질에 맞는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윤성빈 처럼 근육이 잘 생기는 '속근'(단거리용 순발력) 타입 선수들의 경우 중량과 횟수를 동시에 증가시키는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 지근(장거리용 지구력) 타입의 선수에게는 운동 강도를 낮추는 대신 횟수를 늘렸다.

격렬한 훈련 직후 회복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동적회복(최대 강도의 40% 수준의 조깅)과 찬물 침수법(10도 수온에서 5분 담그기)을 동시에 시행해 효과를 극대화 했다. 전신 바이브레이션 장비도 도입했다.

윤성빈의 경우 1차 시기에 비해 2차 시기 기록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다리', 좌우의 밸런스를 만드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윤성빈은 왼쪽 허벅지 앞 대퇴사두근이 유난히 발달했다.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을 강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대퇴 4두근 기준 뒤쪽 햄스트링 근육 비율이 오른쪽은 61%에서 69%로, 왼쪽은 42%에서 50%까지 신장됐다.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3개월 실시한 결과, 윤성빈의 몸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달라진 몸 만큼 자신감이 붙었고, 경기력도 확연히 달라졌다. 24.8인치(63cm)에 달하는 강철같은 허벅지 근육은 썰매의 가속도를 너끈히 이겨낸다.

스켈레톤 종목은 시작이 반이다. 윤성빈의 스타트는 올 시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구간 승부를 결정짓는 첫 3걸음에서 가속도를 따라 1.38m→1.57m→1.79m로 보폭이 늘어났다. 바이브레이션 장비를 사용하면서 회복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 결과 1차 시기에 비해 2차 시기에 0.02초 정도 밀리던 기록이 올 시즌 0.01초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총 0.03초를 줄여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