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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원근 '동성애 연기 어려움? 보통 연인과 다를 바 없어'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원근이 영화 '환절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아들 수현(지윤호)와 아들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줄 알았던 용준(이원근)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엄마 미경(배종옥)의 이야기를 그린 서정적인 퀴어 영화 '환절기'(이동은 감독, 명필름랩 제작). 극중 수현의 절친한 친구이자 연인인 용준 역을 맡은 이원근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용준은 자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집을 나가 남처럼 사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형까지, 가족의 보호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사랑하는 친구이자 연인이 수현과 아들처럼 대해주는 수현의 엄마 미경의 따뜻한 관심 아래 올곧게 살아가는 인물. 하지만 사고로 인해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인 수현이 식물인간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수현과 자신의 사이를 알아버린 미경의 태도가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혹독한 환절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원근은 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2012)을 시작으로 KBS '발칙하게 고고'(2015), tvN '굿와이프'(2016), KBS '추리의 여왕'(2017), '저글러스'(2018), 영화 '여교사'(2015), '그물'(2016) 등에서 연기력을 다져왔다. 길지 않은 연기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팔색조 모습을 보여줬던 이원근은 색다른 퀴어 영화 '환절기'를 통해서 상처 받은 청년이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이날 이원근은 2년만에 개봉하는 작품임에도 아직도 기억이 확실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환절기는 기억이 나요 저 스스로에게도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서 잊으라고 해도 잊혀지지도 않는다. 제가 대본을 봤을 때도 학교가는 차 안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정차하고 그 자리에서 다 읽고 학교도 늦고 그랬다"며 "저 개인적으로도 사람 사는 이야기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 글이었고 내 결정 하에 할 수 있다니 참 좋았다. 그래서 이걸 안하면 내 인생의 한에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크게 매료됐다. 인물들 간의 감정들이 세세하고 겨속 켜켜이 쌓이고 폭발하지도 않으면서도 너무 섬세하고 그래서 계속 상기되고 그러더라. 그런 마법 같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성애라는 설정이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처음 읽기 전에는 이 시나리오가 동성애를 다룬다는 걸 몰랐다. 읽으면서 알게 됐다. 그래도 전혀 다른 생각은 없었다"며 "그냥 어떻게 해야지 연인처럼 보일까 라고 고민을 했는데, 감독님이 똑같은 사람이다. 똑같은 연인처럼 연기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전혀 그런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조금더 애틋하게 보일까만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지 스킨십을 보다도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을 잘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원작 그래픽 노블과의 비교에 대해 "감독님께서 원작 만화를 보면 저와 용준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고 하셨다. 감독님과 촬영하면 원작을 보게 됐는데 진짜 제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를 배제로 우리만의 용준을 만든다고 하셨다. 저는 말도 느리고 소심하고 낯가림도 많은 편인데 용준에게 접목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용준이 많이 피곤한 모습이었으면 하셨다. 외롭고 지친 아이였기 때문에 그래야 톤 다운되고 차분한 호흡이 나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안히 지친 모습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늘상 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은·정이용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환절기'는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섹션에 초청되어 KNN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종옥, 이원근, 지윤호 등이 출연하며 원작자 이동은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22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혀상욱 기자 w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