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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감빵' 신원호PD ''문래동 카이스트' 가장 애착...기대만큼 훌륭'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시청자들을 열광케하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사실 신원호 PD에게는 '어려움'이 가득했던 작품. 기획 단계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편안히 넘어가는 것 없이 온통 '어려운 것 투성이'였던 드라마다. 신원호 PD의 고뇌가 섞였기 때문인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손꼽히는 중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은 교도소라는 신선한 배경을 전면에 끌어온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는 '범죄자 미화 드라마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방영이 시작된 후 기우였음이 드러나며 뜨거운 사랑을 받는 중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경을 끌어왔기에, 신원호 PD도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민이 깊었다고.

"감옥이란 특수한 공간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거나 기획 단계에서부터 흥행적 요소를 준비했던 콘텐츠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좋더라'는 얘기를 해주시니 좋고 호평들이 이어지니 당연히 기분이 좋다. 감옥과 범죄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안 봐주시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저희가 보여드리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하다."

신원호 PD는 방영 전 했던 고민들을 반영한 듯한 모습을 방송 내내 보여주고 있다. 등장 인물들을 훈훈하고 재밌게 그려나가다가도 '결국 이들도 범죄자'라는 인식을 단번에 심을 수 있도록 반전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중이다. 덕분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범죄자 미화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시청자들도 자유롭게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인기 비결을 단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단연 '캐릭터의 힘'일 것. 해롱이(이규형)나 유대위(정해인),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신원호표 캐릭터쇼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였던 것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흥행 요인이었다. 특히 등장인물 중 문래동 카이스트의 하차 소식이 알려진 뒤로는 시청자들의 '컴백 요청'도 계속해서 이어지며 캐릭터의 이기를 실감케했다. 신원호 PD는 방영 전부터 캐스팅 단계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역할까지 배우를 보고 또 보는 과정을 거듭하고 고심하며 캐스팅 작업을 완료했다는 것. 이 덕분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문래동 카이스트와 해롱이도 온라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 기쁘다.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주시고 작가분들도 잘 써주셨지만,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캐릭터가 사랑 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기대 이상으로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던 것은 캐릭터들이 모두 나름의 반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극 초반 성동일이 보여준 반전이나 정웅인이 가진 따뜻한 모습들, 그리고 장발장(강승윤)의 캐릭터적 반전들이 촘촘하게 그려지며 전개에 흥미를 더하기도 했었다.

"이번엔 반전 이야기나 정반대의 감정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배경이다 보니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착하고 따뜻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보시다가도 씁쓸함을 느낄 수도 있고, 전작들에 비해서 시청자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 보다 다양해 진 것 같다. 연민, 따뜻함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이나 장발장 캐릭터처럼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면을 보시면서 또 다르게 생각하는 계기, 본인을 돌아보는 지점들도 전작보다 많아져서 그 지점에 많이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쁘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수많은 캐릭터들 중 신원호 PD가 가장 애착을 가진 캐릭터는 무엇이었을까. 신원호 PD는 문래동 카이스트의 캐스팅을 가장 마지막에 완료했다고 말했다. 또 해롱이 역의 이규형은 그가 연기했던 연극 '날 보러 와요'를 보고 그 연기톤으로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캐스팅 했다고. 법자 역의 김성철은 '수다스러운 설명충'이지만, 단순한 수다톤이 아니라 뒷 배경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원했기에 배역에 맞는 캐스팅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신원호 PD가 가장 애착을 가진 캐릭터는 바로 박호산이 연기한 문래동 카이스트였다.

"문래동 카이스트는 50대 남자에 혀 짧은 연기를 하는 것이 오그라들 수도 있는 지점이라 연기를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 맡아줘야 이를 소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박호산 배우는 '족구왕' 영화에서 그 연기를 굉장히 좋게 봤었다. 40대 중반의 나이인데 '족구왕'에서는 심지어 복학생 연기를 했을 정도로 연기할 수 있는 나이폭도 굉장히 많은 배우다. 연령이나 캐릭터를 막론하고 여기저기에 쓰여도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 어떤 배역을 맡길지 고심하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문래동 카이스트 배역으로 말씀드렸다. 쉽지 않지만 이 배역을 같이 잘 디자인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지금까지 기대치 만큼 무척 잘해주셨다."

고심을 거듭한 캐스팅 작업과 기획 단계를 거친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여전히 뜨겁고 앞으로도 뜨거울 전망. 색다른 소재를 전면에 끌고온 용기와 지금껏 유명하지 않았던 배우들을 영하게 활용하는 모습들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인기 포인트. 신원호 PD의 노력에 힘입어 '슬기로운 감빵생활' 역시 순항 중이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마지막까지 훔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매주 수, 목 오후 9시 10분 방송.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