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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냐 실패냐, 누가 보상 선수 신화 쓸까

누가 보상 선수 신화를 쓸까.

지금까지 FA 시장에서 총 4명의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팀을 옮긴 FA들은 모두 4년 총액 8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었다. 준척급 FA들에게 찬바람이 불고 있는 반면, 대어급 FA들은 순조롭게 새 팀을 찾아갔다. 시장을 보면, FA들의 팀 이동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전 소속팀들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반가울리 없다. 그러나 보상 선수 지명은 또 하나의 기회다. 스타급은 아니어도,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16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 중 4명이 팀을 옮겼다. 그에 따라 보상 선수 4명이 이적했다. 그 중 내야수 강한울은 김상수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잘 메웠다. 오히려 팀을 옮기고 나서 더 잘 된 케이스다. 과거로 범위를 넓혀 보면, 2014년 말 송은범(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임기영이 잠재력을 터뜨렸다. 임기영은 지난해 23경기에서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로 호투했다. 데뷔 후 최고 시즌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도 4명의 보상 선수들이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황재균이 kt 위즈와 계약했고, 롯데 자이언츠는 우완 투수 조무근을 지명했다. 조무근은 즉시 전력감이다. 그는 2015년 kt에서 4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활약했다. 신인답지 않은 호투를 펼쳤다. 2m에 가까운 큰 키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 각이 예리했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최근 2년 간 부진했다. 첫해 많은 공을 던지면서, 팔 각도가 조금 낮아졌다. 그래도 롯데는 조무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불펜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이다. 1군 무대를 충분히 경험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롯데는 포수 강민호도 잃었다. FA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당장 주전 포수에 구멍이 생겼다.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포수 나원탁을 데려왔다. 나원탁은 2017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9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롯데에 아직 젊은 포수들 밖에 없는 상황. 나원탁은 군 입대를 미뤘고 김사훈, 나종덕, 안중열 등과 무한 경쟁을 펼친다.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유망주들이 한 팀에서 뛰게 됐다. 나원탁은 지난 시즌이 첫해임에도 12경기를 소화했다. 그 정도로 촉망받는 자원. 나원탁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공교롭게도 롯데에 이적이 많았다. 두산 베어스로부터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고, 이번에는 보상 선수를 내주는 입장. 두산은 외야수 백민기를 뽑았다. 의외의 지명이었다. 그러나 구단은 롯데 출신 코치들의 좋은 평가를 반영했다. 빠른 주력에 야구 센스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은 당장 박건우, 김재환 등 1군에 좋은 외야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민병헌이 빠졌으나, 여전히 선수층은 두껍다. 미래 성장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다.

두산은 이후 김현수(두산→LG 트윈스)의 보상 선수로는 투수 유재유를 지명했다. 유재유는 2016 신인 2차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유망주 투수다. LG가 핵심 불펜으로 키우고 있었다. 보호 선수 20인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두산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유재유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2년간 1군에서 10경기의 기회를 받았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는 의미이기 때문. 유재유는 다소 약한 두산 불펜에 힘을 실어줄 후보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