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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장 마친 신태용의 체크리스트, 무엇이 쓰였을까?

2주 간의 일정이 마무리 됐다.

2017년 동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유럽 출장길에 올랐던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5일 귀국한다. 지난달 19일 출국한 신 감독은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석현준(트루아)을 시작으로 권창훈(디종)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등 시즌 일정을 소화 중인 유럽파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11월 A매치 2연전과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나아갈 추진력을 얻은 신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체크함과 동시에 본선 활용법을 찾는데 주력했다. 다가오는 동계 소집훈련에서 이들의 최적 활용법을 찾는데도 골몰했다.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신 감독이 유럽에 머무른 2주 동안 소속팀 토트넘이 치른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안방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1골-2도움의 맹활약 속에 팀의 5대3 승리를 이끄는 등 최고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주포 해리 케인을 보좌하는 측면 공격수 역할을 소화하면서 특유의 돌파 뿐만 아니라 결정력까지 선보이면서 '신태용호 본선 해결사'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석현준도 '고점'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열린 올랭피크 마르세유전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포인트를 쏘아 올리지는 못했으나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그동안 손흥민과 김신욱(전북 현대)을 활용하며 공격진 윤곽을 잡은 신 감독의 고민거리였던 '플랜B'에 해답을 줄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부상으로 '개점휴업' 했다. 신 감독이 유럽 현지에 도착하기 전인 14일 맨시티전을 마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후 치러진 5경기 모두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최근 이적설에도 팀에서 잔류를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입지는 굳건해 보인다. 신 감독 역시 취임 이후 '캡틴' 기성용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였다. 신 감독은 기성용에게 3월 A매치 2연전 및 본선 전까지 팀 운영 구상을 전하고 이에 대비해 소속팀에서 충분히 몸상태를 끌어 올리라는 주문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디종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갔던 권창훈 역시 이와 비슷한 지침을 받았을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이청용에겐 그늘이 드리웠다. 지난달 31일 맨시티전에 후반 종료 직전 교체투입됐으나 로이 호지슨 감독으로부터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모습이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나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유럽에서의 도전을 원하고 있으나 떨어진 경기 감각을 되살리기 쉽지 않다. 베테랑 윙어인 이청용은 본선 도전에 나서는 신태용호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만큼 신 감독은 부활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출장 기간동안 확인한 불안한 입지는 신 감독의 선발 구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신 감독은 이달 중순 A대표팀 동계 전지훈련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소집규정 적용이 어려운 유럽-중동 리그 뿐만 아니라 새 시즌을 앞두고 담금질에 한창일 중국, 일본 리그 소속팀의 협조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순수 K리거'로 진용이 짜일 가능성이 높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