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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흑기사' 신세경, '세경씨' 떼고 정해라 된 순간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의 숙명은 어떤 캐릭터라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 과정을 통해 배우와 캐릭터가 완전히 동화되는 순간 시청자들은 안정적으로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신세경은 지금, 캐릭터인 '정해라'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왔다.

데뷔이력부터 특이했다. 지난 1998년 서태지 정규 5집 포스터 모델로 등장해 시선을 끌었고 배우로서도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인생작'이자 신세경에게 '세경씨' 이미지를 만들어줬던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으로 주연 도전에 성공했고 SBS '뿌리깊은 나무'(2011), '패션왕'(2012), MBC '남자가 사랑할 때'(2013) 등을 거치며 주연배우로서 자리를 잡았다. 또 KBS2 '아이언맨'(2014)으로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SBS '육룡이 나르샤'(2015)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tvN '하백의 신부'(2017)를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 뒤 KBS2 '흑기사'(2017)까지 그 느낌을 이어 오며 '인생 캐릭터'를 추가하는 중이다.

신세경이 꽤 오랜 시간 이름 대신 '세경씨'로 불려 왔다. '하이킥'에서 신세경이 맡았던 배역인 '신세경'이 주로 '세경씨'로 불렸기 때문. 배역의 이미지가 그와 딱 맞아떨어진 덕분에 '신세경'이라는 이름 대신 '세경씨'로 불렸던 것도 몇 해였다. 그만큼 그가 캐릭터에 잘 맞아떨어졌다는 증거이자 시청자들이 그를 사랑했다는 증거지만, 그 이후 작품 활동에서 신세경의 맡은 배역들이 '세경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캐릭터 특성을 갖고 있었던 것도 원인이 됐다.

그랬던 신세경이지만,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새로운 캐릭터적 특성들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언제부턴가 다소 밝아진 신세경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건 신세경이 어느 순간 성격을 바꿔 밝아진 것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들을 맡으며 보여줄 수 있게 된 그만의 고유한 성격이었다. 신세경은 평소에도 당차면서도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 '아이언맨'을 기점으로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선택하는 현명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다.

'흑기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해라는 지금까지 신세경이 표현했던 캐릭터들 중 가장 현실적이고 또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 부잣집 딸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으로 운명이 뒤바뀌며 서민 중 서민이 된 그의 모습에서 현실감이 느껴졌고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모습을 통해 사랑스러움을 함께 느꼈다. 이 모습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 정해라의 모습은 사랑스러움을 느끼기 충분했다. 솔직함을 기반으로 한 정해라의 말들은 어딘가 밉다기보다는 귀여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 회사의 얄미운 본부장을 대할 때, 사랑에 '빠질' 남자 문수호(김래원)을 대할 때의 모습이 모두 다른 느낌으로 솔직해 '고구마 없는' 여주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고 있다는 평이다.

4회가 방송된 '흑기사'는 러브라인 급물살을 타며 순항 중이다. 문수호와 정해라의 과거 인연도 빠르게 밝혀졌고 키스신까지 4회만에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일 준비를 마친 것. 이미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흑기사'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어서며 승승장구 할 수 있는 날도 멀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사이다 여주'로 활약 중인 신세경이 김래원과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더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