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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두 번의 실험, 신태용호가 얻은 성과는?

신태용호의 운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다.

2017년 동아시안컵에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실험을 거듭 중이다. 유럽파가 제외된 선수 구성과 시즌 말미에 피로누적으로 100% 컨디션이 아닌 선수 구성은 자연스럽게 '실험'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동아시안컵 우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1월 A매치 2연전에서 반전시킨 분위기를 동아시안컵에서의 성과로 이어가 내년 6월 본선 전까지 활력을 얻겠다는 계산이었다.

신 감독은 중국전에서는 포백, 북한전에서는 스리백을 각각 활용했다. 선발 라인업 역시 6명을 교체하면서 실험을 펼쳤다. 결과는 중국전 2대2 무승부, 북한전 1대0 승리였다.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신태용호가 두 경기를 통해 얻고자 했던 부분이 과연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궁금증이 남는다.

'사실상 본선 구성'이라고 밝힌 수비진은 남은 6개월 동안 '조직력 강화'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중국전 선제골, 동점골 과정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스리백으로 전환하며 측면 공격은 강화한 부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센터백 역시 측면 크로스에서 위치 선정이나 헤딩 경합 등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체격 면에서 한국을 앞서는 스웨덴, 독일, 측면 공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멕시코를 상대하기 전 문제점을 찾아냈다. 더불어 과연 본선까지 수비라인 구성을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전술적 대처 역시 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중국전에서 리피 감독의 전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나 북한전에서 상대 밀집수비에 소극적인 대응을 한 부분은 신 감독의 숙제다.

11월 A매치 2연전서 손흥민(토트넘) 활용법을 찾았던 공격진도 소득은 충분했다. '장신 조커'에 그쳤던 김신욱을 소속팀 동료 이재성(이상 전북 현대)과 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낸 부분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이재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완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 주전경쟁 뿐만 아니라 해외 무대 진출의 자격을 증명했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이명주(FC서울) 역시 2선 연계에서 제 몫을 다하면서 또다른 옵션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 외에도 북한전에서 저돌적인 돌파와 근성을 보여준 진성욱 이창민(이상 제주) 역시 눈에 띄는 발견이라 볼 만하다.

신 감독은 "본선으로 가는 과정이다. 본선에서 포백, 파이브백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며 동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다. 첫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감독이 원하는 과정을 만들어 가준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럽고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술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선) 순간 상황에서 실수가 빚어지며 실점으로 이어진 부분은 선수, 코칭스태프가 배운다는 자세로 고치고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100% 완벽하게 준비한다고 하지만 공은 움직이고 선수도 같은 장면을 계속 만들어갈 순 없다"면서 "순간 상황마다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 배우고 보완해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부족한 점은 고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움에 강약체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동아시안컵에서 얻은 성과와 과제를 본선에서 제대로 풀어내는게 신태용호가 6개월 동안 걸어야 할 길이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