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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감동 실화' 주인공 '터키 아빠' 참전용사 별세

6·25 전쟁에 파병돼 한국 고아 소녀를 돌본 터키 참전용사 쉴레이만 딜비를리이 하사가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7일(현지시간) 눈을 감았다.
향년 91세.
이스탄불 하이다르파샤 수련연구병원은 딜비를리이 하사가 중환자실에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딜비를리이 하사는 지난달 12일 지병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된 후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숙환과 고령을 이기지 못했다.



6·25 참전용사 딜리를리이 하사는 한국에서 알게 된 5세 전쟁 고아에게 '아일라'라는 터키식 이름을 붙여주고 딸처럼 따뜻하게 보살폈다.
고아 소녀도 딜비를리이 하사를 '터키 아빠'로 부르며 따랐다.
귀국 후 두 사람 사이에 연락이 끊겼지만 참전용사기념사업회 등 주변의 도움으로 2010년 딜비를리이 하사가 아일라 김은자(72)씨를 재회했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실화는 올해 터키에서 '아일라'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 중이다.
딜비를리이 하사는 쇠약한 몸을 이끌고 10월에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김은자씨와 함께 완성된 영화를 관람했다.
아일라 영화로 6·25 전쟁의 감동적인 사연이 터키에서 널리 알려졌으나 딜비를리이 하사 본인은 이혼소문이 나돌 정도로 가족과 불화를 겪기도 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김씨는 지난달 영화 프로모션에 동참하러 터키를 찾았다가 혼수상태인 '터키 아빠'를 보고 병상 옆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국에서 딜비를리이 하사의 별세 소식을 들은 김씨는 "낳지만 않았지 아버지나 같은 분이었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병원에 갔을 때 마지막으로 뵙는 것일 거라 생각은 했지만 갑자기 소식을 들으니…뭐라 말을 못하겠다"고 울먹거렸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아들·딸이 있다.
장례식은 8일 이스탄불 아시아쪽에 있는 셀리미예 사원에서 터키참전용사협회 주관으로 열린다.
tr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