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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대박' 흔해진 프로야구, 기부도 '대박' 칩시다

KBO리그에 'FA 100억 대박'이 생긴 것은 공식적으로는 지난해의 일이다. 최형우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원에 FA계약했다. 하지만 이미 그 이전에 비공식적으로 100억원이 넘는 계약을 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우들은 많다. 물론 올해도 100억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FA 계약을 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KBO리그가 전국민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수입은 급증하고 있다. 이제 어떤 스포츠, 아니 어떤 업계보다도 고소득자들이 광범위하게 늘어나는 분야가 바로 프로야구다.

최근에는 'FA대박을 터뜨린 A가 곧장 최고급 R자동차를 샀다더라' '100억원을 넘게 받은 B는 청담동에 고급 빌라를 장만했다더라'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참여는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똑같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유지되는 연예계와 비교해봐도 차이가 난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이번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 돕기를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1억원을 기부했다. 설경구 송윤아 부부는 대한적십자사에 5000만원을 기부했고 유재석, 장윤정, 동방신기, 송지효, 박신혜, 비투비 등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이동국, 황희찬, 박인비 등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하지만 프로야구에서는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선수이사들이 포항시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아직까지 전부다. 심지어 포항은 삼성 라이온즈의 제2구장이 있어 매년 KBO리그 6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야구장 주차장에 가보면 수억원대의 최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인 재난이 있을 때도 기부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드문 편이다"라며 "프로야구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선수들의 수익도 폭증했다. 하지만 그런 인기에 비해 선수들의 의식은 아직 깨어있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사실 기부라는 것이 칭찬은 할 수 있지만 강요는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 액수에 비례해서 평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선수들에게 "왜 기부를 안하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수익을 얻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사회적 환원은 이제 의무이자 권리이다. 대중의 사랑으로 명예를 얻고 큰 수익을 얻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공인의 영역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명인이다. 프로야구인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